비틀스 멤버들이 말한 비틀스의 이야기를 담은 책 ‘비틀스 앤솔러지(The Beatles Anthology)’가 국내 번역, 출간됐다.
2000년 10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35개국에서 동시 발매된 지 10여년 만이다.
‘비틀스 앤솔러지’는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등 인터뷰 당시 살아있던 멤버들이 스스로의 입으로 직접 얘기한 내용을 1천300여 장의 사진과 함께 정리한 책이다. 세상을 떠난 존 레논 역시 기존 인터뷰 자료들로 인용됐다.
미망인인 오노 요코와 비틀스의 생존 멤버들이 이전에 나왔던 TV·비디오 시리즈 ‘더 비틀스 앤솔러지’의 원고 사용을 허락하면서 책이 완성될 수 있었다.
이 책은 2000년 10월 5일 자정부터 전 세계에서 동시에 판매돼 곧바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1위로 올라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 이후 한 달뒤 발매된 비틀스의 베스트 앨범 ‘1(원)’과 함께 비틀스 신드롬을 일으키며 2000년대에 들어서도 식지 않는 전 세계 팬들의 무한 사랑을 확인시켜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당시 국내에서는 이 책이 번역, 출간되지 못했다. 하드 커버의 초대형 판형에 4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제작비가 상당한 데 반해 국내 출판·음악 시장이 최소한의 수지 타산을 맞출 수 있을 정도의 규모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국내 여러 출판사들이 관심을 보이긴 했지만, 결국 계약까지 연결되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출판사 오픈하우스가 이 어려운 작업에 도전했다. 오픈하우스 측은 원서의 출판사인 미국 크로니클사와 비틀스 음악.사진 등의 저작권을 지닌 애플콥스사와 계약을 끝내는 데에만 11개월이 걸렸고 이후 번역 작업에는 1년 3개월이 걸렸다고 전했다.
방대한 양의 자료를 번역하는 데 13명이 투입됐으며, 텍스트에 따라 여러 가지 번역이 나오는 경우에는 번역자와 편집자간 의견 조율을 거쳐 최종 내용을 결정하는등 엄격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쳤다고 출판사 측은 전했다.
한국어판 ‘비틀스 앤솔러지’가 발간됨에 따라 한국어는 이 책의 13번째 언어가 됐다. 미국 크로니클사가 최종 편집과 인쇄를 담당해 원서의 느낌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오픈하우스 관계자는 4일 “비틀스 멤버들의 구술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에 비틀스 관련 책들 중 가장 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비틀스 음악은 이미 클래식(고전)이 된 만큼, 이들에 대한 기록을 담은 책이 국내에도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 이 작업을 실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격은 만만치 않지만 비틀스 팬이라면 소장할 만한 책이다.
368쪽. 9만8천원.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