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이명박정부의 인사는 조마조마하다.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아직 50% 가까이 된다고 하나 인사만 하고 나면 불안하다. 회전문 인사, ‘영포 라인’ 인사 소리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게 MB의 한계라면 좌경ㆍ친북 정권에 겁먹는 민초들이 불쌍해진다.
구랍 단행한 개각 내용이 차츰 밝혀지자 제1야당 민주당의 청문회 결기는 대단하다. 4대강 개발 반대가 결과의 긍정성 까닭에 유야무야인 마당에 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도 대세에 떠밀리고 한나라당의 기습적 새해 예산통과까지 겪으며 약이 단단히 오른 것이다. 때마침 울고 싶은 사람 뺨 때려주는 격의 문제성 개각은 그야말로 호재다. 여론 향배에 아랑곳없이 MB는 자기 길을 간다고 나섰다. 워싱턴 인맥, 인수위 인연, 고향 사람, 기용했다가 실패한 측근 등 주변 인물들로 또 꽉 채운 것이다.
좋게 보면 임기 2년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으로서 잔여 기간 국정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일사불란한 팀워크가 필요해서라고 볼 수 있다. 또 그런 면을 인정하지 않는 바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 자리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재벌 한두 개, 웬만한 인사 한두 사람쯤 생살여탈권은 물론 임기 직전까지 소신 있는 인사권으로 레임덕을 막으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레임덕은 흑심을 보일 때 발생한다. 대통령이 정말 공정한 인사와 일처리를 하면 국민이 나서 레임덕을 막아준다. 최근 물러난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을 보라. 사심없이 누가 봐도 분명한 후계자를 내세우고 대통령 직을 수행, 괄목할 성과를 내자 레임덕은 없었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는 대검 차장직 사임 후 6일 만에 로펌으로 자리를 옮겨 7개월간 7억원을 수령했다. 엄청난 전관예우다. 15년간 15차례 전출입을 했는데 주로 부동산 급등 지역이었다. 호랑이 같은 검찰 공직 사임 후 몇 달을 못 참았고 부동산 투기 의혹도 받을 만큼 공인 아닌 보통 사람 행세를 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는 최근 2년 새 재산을 5억원이나 늘렸다. 부인과 장인 장모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살 만한 행위도 드러났다. 워싱턴 근무 중에는 재산세를 체납, 집을 압류까지 받았다. 17일 있을 청문회에서 또 얼마나 악취 진동할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지 모른다. 참 딱하다. 능력 있고 청빈한 대통령 주변 밖 인사를 그렇게 쓰지 못하나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