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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장 기각에 동부지검 절치부심 서부지검 즉각대응…상반된 두 지검
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재경지검 두 곳이 핵심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상반된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한화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 형사5부(이원곤 부장검사)는 지난 20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재무팀장을 지낸 홍동옥(62) 여천NCC 대표, 김관수 한화이글스 대표, 김현중 한화건설 사장 등 한화그룹 전ㆍ현직 임원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한화그룹이 차명계좌 382개를 통해 출처 불명의 자금 1077억여원을 운용해왔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1일 한화그룹의 재무책임자였던 홍 대표에 대해 위장계열사 신고 누락, 증권거래법상 시세조정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7일에는 한화S&C의 주식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에게 매도되는 과정에서 주가를 적정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산정한 혐의로 삼일회계법인의 파트너급 회계사 김모(46)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홍 대표와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다. 서부지검은 홍 대표의 영장이 기각된 이후에도 김 회장을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김씨의 영장이 기각된지 이틀만에 홍 대표를 비롯한 한화 전ㆍ현직 임직원 5명의 구속영장을 무더기로 청구하며 ‘뚝심’인지 ‘오기’인지 모를 행보를 보였다.

반면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 비리를 수사중인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여환섭 부장검사)는 지난 13일 강희락 전 경찰청장의 영장이 기각된 이후 정중동의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전ㆍ현직 경찰 고위 간부들을 상대로 소환 조사를 계속 벌이면서도 강 전 청장의 영장 재청구나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한 영장 청구에 대해서는 연일 보강조사를 하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검찰의 신중 행보는 증거 보강의 정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거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강 전 청장에 대해 건설현장 식당 브로커 유상봉(65)씨로부터 경찰관들의 인사청탁을 받으며 1억1000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유씨의 진술과 통화내역, 강 전 청장도 일부 시인한 점 등에 비춰 영장 발부를 자신했지만 법원은 소명부족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절치부심한 동부지검은 참고인 조사를 계속하며 인사청탁에 대한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모으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검찰의 성패는 아직 판가름나지 않았다. 법원의 연이은 영장 기각으로 체면을 구긴 검찰이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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