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돼지값은 폭등…손님들은 반발…삼겹살집·중국집·족발집‘이중고’
불경기, 한파에 구제역까지 겹치면서 식당가 중소 상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구제역으로 이미 매출이 반 토막 났지만 돼지고기 가격 급등으로 메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매출 급감과 소비자 반발의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은 돼지고기를 주로 사용하는 고깃집, 중화요리전문점, 족발집 등이다. 살처분 가축의 90%를 돼지가 차지하면서 물량 수급에 차질이 발생해 휴업을 하거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분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스쿨푸드’는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우고 “돈가스 메뉴의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연초 일부 메뉴 가격을 500원씩 올린 스쿨푸드 측은 “돼지고기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워낙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해 원가를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에서 개인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정희(여ㆍ36) 씨는 “4500원 하던 돈가스 가격을 며칠 전 5000원으로 올렸다”면서 “한 달 전까지 돼지고기 등심(냉동) 가격이 ㎏당 5500원 선이었는데 지금은 9000원으로 올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어 “어쩔 수 없이 올린 건데 ‘왜 올렸냐’며 항의하는 손님들도 많다”면서 “설 지나면 식용유, 설탕 등도 20%가량 오른다는데 이래저래 너무 힘들어 눈물이 다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영업을 중단한 곳도 있다. 강원도 춘천시의 ‘촌집왕족발’은 “구제역으로 수급이 어려워 당분간 쉽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가격을 인상하는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중화요리전문점 ‘안동장’은 탕수육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경기도 김포에 있는 족발전문점 ‘궁중왕족발’ 역시 족발 가격을 3000원 올렸다. 이 가게 관계자는 “예전엔 앞발만 95% 받았는데 이제 도매상에서 앞뒤 모두 받지 않으면 공급해줄 수 없다고 해 어쩔 수 없이 족발 부위도 변경했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감으로 가격 대신 양을 줄이는 것으로 대처하기도 한다. 분식점 ‘김밥천국’은 돈가스 크기를 이전의 3분의 2로 줄였다. 부산 중구의 ‘ㅂ 삼겹살’ 전문점은 1인분에 130g인 삼겹살 중량을 10g 줄였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