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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자 경제사정에 따라 벌금 달리 부과한다
범죄자의 경제사정에 따라 벌금을 차등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똑같은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소득이나 재산이 많고적음에 따라 벌금의 부담 정도를 달리하겠다는 것이다. 9일 법무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벌금제도를 형법 전면 개정안에 포함해 추진할 계획이다.

현행 벌금제가 빈부격차를 고려하지 않고 동일 범죄에 동일 벌금을 매기는 데 대해 개인마다 느끼는 부담 정도가 달라 똑같은 처벌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지적은 줄곧 있어왔다. 지난 7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공정사회 과제수행 간담회에서도 김 총리는 ‘일수벌금제’ 도입을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수벌금제는 일부 유럽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개인의 소득과 재산에 비례해 벌금액수를 달리하는 방식이다. 범행의 경중에 따라 일수를 정하고, 피고인의 재산정도나 일일소득에 따라 산출한 일정액을 곱해 벌금액을 정하는 것이다. 김 총리의 이 같은 일수벌금제 제안에 이 장관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해 그간 일각에서 제기해온 벌금의 형평성 문제를 제도화할 계획을 밝혔다.

실제 법무부는 올해 안으로 전면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형법의 법률개정안에도 ‘벌금’ 관련 각칙 내용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92년의 법무부 형사법개정과 2004년 사법개혁위원회 논의에서도 일수벌금제 도입이 추진된 적이 있긴했지만 당시엔 다른 개혁사안들에 밀려 흐지부지된 바 있다. 또 98년엔 한시적으로 생계형 범죄에 한해 벌금을 깎아주거나 분납 및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일수벌금제에 가까운 제도를 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무부 관계자는 “명확히 일수벌금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크게 봐서 범죄자의 경제상황에 따라 벌금을 달리해 개인마다 동일한 처벌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라며 이 장관도 총리의 제안을 그런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웅기 기자 @jpack61>
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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