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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핵보유국 인정 못한다” 문장 뺀 美보고서...왜?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현지시간 10일 공개한 ‘연례 안보위협 보고서‘이 북한의 핵 보유국 인정 여부에 대해 종전과 달라진 태도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11일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날 미 의회 하원에 제출된 이 보고서는 지난해와 비교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목이 빠져있다. 북한이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를 새로 공개하는 등 핵 개발 야욕을 더욱 높힌 마당에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정책”이라는 미국의 당위적 주장이 통째로 빠진 셈이다. 반면 이란의 핵 위협, 알카에다의 테러, 그리고 북한의 미사일과 핵이 동북아와 미국 안보에 큰 위협이라는 대목은 예년과 변함 없었다.

이와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미 행정부가 일관되게 밝혀온 입장”이라며 “이번 보고서에서 이 대목이 빠졌다고 해서 미국의 원칙과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의 의도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라며 “보고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단순 누락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생각이 들며, 그렇다고 미국의 대북 핵 관련 정책이 변했다고 보기에도 정황상 힘들다”고 의문 부호를 보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 지위로 인정한다면, 플로투늄 및 우라늄 농축 방식 핵 개발 및 무기 감축이나 폐지 등도 주장할 수 없게 된다”며 “이는 지금까지 대북 제제, 그리고 6자회담 결과를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돌리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미국과 서방의 경제 제제 및 각종 압력에도 핵을 개발해왔던 것 역시 이 같은 점을 노린 것이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핵 보유국임을 인정 받을 경우, 경제 지원 및 평화 협정 등 각종 현안에서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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