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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대학 전공보다 인생전공 찾는게 중요”
안철수硏 V3 전문가 김정훈 수석연구원
성악도 시절 병역특례로 IT계 입문

“취미처럼 즐길 수 있는 직업에 행복”



“대학 전공보다는 인생 전공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김정훈(39) 안철수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백신 프로그램의 대표 주자 ‘V3’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베테랑 백신전문가다. 최근에는 ‘스마트 디펜스(ASDㆍAhnLab Smart Defense)’라는 신개념 보안기술을 개발해 명성을 떨치고 있다.

김 연구원에게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의 전공은 컴퓨터학과나 이공계가 아닌 ‘성악’이다. 그것도 신학대에서 교회음악과를 전공했다. 그가 젊은이들에게 대학 전공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이 가장 원하는 ‘인생의 전공’을 찾길 조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이색 전공에서 오는 애로 사항을 묻자 “창업자인 안철수 교수 역시 의대 출신이 아니냐”고 웃으며 말했다. 안 교수는 서울대 의대 박사 과정 중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후 안철수연구소를 세운 바 있다. 이 연구원은 “전공이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백신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비로소 ‘인생의 전공’을 찾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의 원래 목표는 선교사였다. 성악을 전공하면서 북한 동포를 돕는 선교사가 되고자 신학대 교회음악과를 선택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다니던 교회에서 성가대 활동을 하며 꿈을 키웠다. 다만, 아르바이트 차원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취미생활로 컴퓨터를 즐겼다”고 회상했다. 

그가 제2의 인생을 접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병역 때문이었다. 군대를 고민하던 중 1997년 병역특례로 안철수연구소에 처음 문을 두드리게 됐다. 그는 안철수연구소에 입사한 병역특례 1호이기도 하다. 이 연구원은 “병역특례로 근무하다 보니 이 직업이 적성에 맞다는 확신을 하게 됐고,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안철수연구소에 입사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적성을 찾았다는 확신으로 이 연구원은 난관을 극복했다. 그는 “가족도 비로소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말에 이해해줬다. 면접을 볼 때도 전공보다는 아르바이트 시절과 병역특례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강조해 입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입사 이후 V3 기술 개발을 담당한 그는 최근 ASD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클라우드형 보안기술로 사용자 PC에 저장된 악성코드 정보를 바탕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수천만개의 파일 DNA 데이터베이스를 중앙 서버에서 관리하며 PC 내 악성코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기술이다.

일이 곧 취미생활이라는 이 연구원은 일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밤새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이를 해결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앞둔 대학생들에게도 “전공을 떠나 취미처럼 즐길 수 있는 직업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전공에 얽매여 눈앞의 목표를 찾기보다는 인생 전체를 보고 과감히 선택해야 한다. 대학을 졸업한 뒤라도 늦지 않았으니 용기를 갖고 도전하길 기원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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