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 채권단과의 최종 가격협상을 위한 실사를 마무리한 데 이어 현대건설 일부 조직에 대한 인사를 준비하는 등 인수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6일 현대차그룹 및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이후 조직 정비를 위해 재무·인사를 비롯한 핵심부서에 내보낼 인력을 선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여기에는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고위급 임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진행될 채권단과의 최종 가격협상과는 별개로 사실상 현대건설 인수가 확정된 만큼 추후 이뤄질 조직 정비에 앞서 일부 핵심 자리에 대한 적임자를 고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무작업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 현대건설 실사를 마무리한 데 이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채권단과 최종 가격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실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흠결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가격협상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협상이 끝나면 현대차그룹은 다음달 초 채권단과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매매대금 납부와 채권단 보유주식 인수를 차례로 추진해 이르면 다음달 후반, 늦어도 4월 초까지는 모든 절차를 종료할 방침이다.
여기에 전날 이뤄진 법원의 판결도 현대차그룹의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서울고등법원 민사40부는 ‘현대차그룹을 현대건설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거나 주식매각을 진행하는 것을 막아달라’며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채권단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서 현대그룹의 항고를 기각했다.
현대그룹이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으로부터 빌린 1조752억원을 자기자금으로 기재했고, 자금 출처도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만큼 현대그룹과 채권단이 맺은 MOU 해지 및 현대차그룹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부여는 적법하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더 이상 소모적 분쟁이 계속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충희ㆍ윤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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