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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농사 지은’ 정운천, “침출수를 퇴비로” 발언 논란
구제역 확산에 이어 침출수 유출 등 2차 오염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구제역대책특위 위원장인 정운천 최고위원이 “침출수 문제가 과장됐다”며 “침출수를 잘 활용하면 퇴비를 만들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었던 정 최고위원은 17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0년간 4차례 구제역에 따른 384곳의 매몰지에서 환경오염이 없었고 정부가 매몰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3월 말까지 보완·정비 하기로 했다”며 침출수 유출 우려를 잠재우려 노력했다.

특히 그는 “제가 농사를 20년간 지어봐서 저 나름대로는 잘 안다고 생각한다”며 “구제역 침출수는 화학적 폐기물이 아니라 유기물로, 잘 활용하면 퇴비를 만드는 유기물이 될 수 있다. 현재 신기술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몰 이후 3∼20일 사이에 배출관에서 침출수가 나오는데, 이를 톱밥,왕겨, 탈취제 등과 섞어 발효제 처리를 해 매몰하면 땅 속 정화과정을 거쳐 안정화 단계가 된다”고 밝혔다.

또한 “씨앗 하나가 큰 나무가 되고, 씨앗 10개가 큰 숲을 이룰 정도로 자연의 섭리와 정화능력은 대단하다”며 “‘재앙이 될 것이다, 매몰지 질병이 지하수로 퍼질 것이다’는 주장은 과장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최고위원은 4632곳의 매몰지 및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근본 대책으로 ▶화생방부대에 바이러스 긴급 방역단 설치 ▶농식품검역안전청 설립 ▶구제역 방역센터 건립 ▶구제역 백신 정책으로의 전환 ▶AI 철새도래지 41곳 5∼10㎞ 이내 양계장 특별관리지역 선포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 최고위원의 ‘해결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갖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무엇보다 침출수에 어떤 미생물이 얼마나 있는지 조사가 안된 상황에서 섣불리 이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설사 퇴비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당장 지금도 유출되고 있는 침출수를 막는 데는 도움이 안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한 누리꾼은 “이 정권은 무엇하나 안해본 것이 없는데 왜 구제역 방역은 못하나?”라며 “20년 농사 지어본 분이 생각한 걸 못 떠올린 평생 농사꾼들은 바보인가”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당장 수도꼭지에서 핏물이 나오는 판국에 ‘자연의 섭리’ 운운하는 모습에 기가 찰 뿐이다”고 비판했다.

야당도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식수원 오염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우려가 우스워 보이는가"라며 "원시시대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망언을 한 정 최고위원을 즉각 사퇴시켜라"고 주장했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구제역에 대한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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