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구형폰 사용자들은 “휴대폰은 전화통화 잘 되고, 문자 잘 보내고 하면 됐지 뭐. 다른 기능 필요한 게 뭐 있어?”라며 스마트폰 시대에 구형폰을 쓰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지만, 또 한편에서는 소외감을 느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 경찰청 블로그에는 폴더폰 유저들이 경험한 스마트폰에 얽힌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에 얽힌 희노애락을 정리해본다.
첫번째는 희(憙)다.
자신이 위치한 곳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맛집을 쉽게 찾아 주니 먹는 즐거움이 더한다. 언제 어디서나 디카 못지않은 화질의 셀카를 마음대로 찍고, 본방 사수하지 못한 드라마를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마음대로 보니 눈과 귀가 즐겁다.
또한 E-Book, 전자사전 등 다양한 기능이 포함되면서 개인 애장품 1호로 등극하고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만나기로 한 사람을 기다릴 때, 음식 주문 후에 등등 잠시라도 짬이 날때면 어김없이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만지작거리기 일쑤다.
다양한 어플이 늘어나면서 어느 CF처럼 “내 손안의 작은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미니홈피와 페이스북 등 SNS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인맥관리가 바로 스마트폰에 있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얘기다.
두번째는 노(怒)다.
스마트폰 보급대수가 700만대에 육박하면서 업무능률이 향상되는 장점과 함께 개인의 일상을 깨트리고 부부, 친구간의 대화까지 방해하는 수준에 이르는 스마트폰 폐인(?)이 나타나는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이는 게임중독과 비슷한 양상이며, 실수로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나오면 불안감을 느끼는 수준이라고 하니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세번째는 애(哀)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국 가구당 통신서비스 지출은 14만2000원으로 전체 가계 소비에서 7.35%를 차지하고 있으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난 뒤에는 개인당 약 2~3만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만큼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통신비용이 늘고 있어 가정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네번째는 락(樂)이다.
기타나 피아노도 섬세하게 연주할 수 있고 심지어 장구나 꽹과리, 북 어플도 있어 누구나 간단한 작동법만 익히면 사물놀이도 가능하다고 하니 정말 디지노리(디지털과 놀이의 합성어)한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또한 전체 이용가에서부터 19금의 게임까지 돈이 들지 않는 오락실이 바로 내 손안에 펼쳐지는 세상이 오게 된 것이다. 오락실에서 PC방으로 진화하던 게임이 이젠 스마트폰으로 들어오게 된 셈이니 이보다 더 즐거울 수는 없다.
<장연주 기자 @ok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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