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명박 대통령 제 61차 라디오ㆍ인터넷 연설<전문>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최근 일본 지진으로 많은 귀중한 생명이 희생되었습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불가항력이었습니다. 일본대사관에 조문소가 마련되자마자 가서 위로의 마음을 전했습니다만, 다시 한 번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하고자 합니다.

가까운 이웃이 겪은 일이기에, 더욱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인류가 함께 애도하고 도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UAE 방문 중에 간 나오토 수상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하고, 가장 가까운 이웃인 우리가 먼저 돕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간 수상은 ‘한국 측 지원은 외국의 지원 중 첫 번째로, 일본 국민이 감동하고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그 날로, 백 명이 넘는 구조대를 보냈고, 지금도 현지에서 헌신적인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혹시 일본 원전 사고로 우리가 입는 피해는 없을까 걱정하시는 분 많으신 줄로 압니다. 먼저 안심하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일본의 방사성 물질은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바람의 방향과 상관없이, 우리나라까지 날아올 수는 없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방사능 낙진에 관한 근거 없는 소문이나 비과학적인 억측에, 결코 흔들리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또 최근 일본의 원전 사태를 보면서, 우리 원자력 발전소는 안전한가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국내외 최고 원전 건설 전문가, 안전 책임자들과 장시간 토론을 가졌습니다.

전문가들 견해에 따르면, 우리 원전은 우리나라에서 있을 수 있는 최대 지진을 고려하고, 여기에 여유도를 더해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사고로 분류되는 경우는 한 건도 발생한 적이 없고, 공식적으로, 세계 최고의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본 사태를 보면서, 더욱 철저하게 한 번 더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악의 상황에서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원전을 대상으로 종합 점검에 착수했습니다.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교과부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1차 긴급 점검 결과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고,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안전수칙 매뉴얼을 비롯해서, 모든 면을 한 단계 높여 나가고자 전문가들과 의견을 모았습니다.

재난은 자연에서 오지만, 여기에 인간의 실수나 부주의와 결합되면, 그 위력과 피해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지금도, 나사 하나 잘 못 챙긴 부주의가 대형 사고를 일으키고, 전체 사회시스템에까지 큰 타격을 입힐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편리와 안전을 위한 과학기술이 오히려 인간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는 현실을 가리켜서 ‘위험사회’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를 극복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국가가 해야 할 기본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모든 국정에서 ‘국민 안전 최우선의 원칙’을 지켜 나갈 것입니다.

일본의 이번 지진은 큰 참극이기도 하지만, 재난 상황에 대처하는 일본 국민들의 시민의식과 언론의 보도를 보면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 같습니다.

생존을 위협받는 극한 상황에서도 물과 식량을 서로 나누었고, 방사능 유출로 인한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생명이 위험한 현장에 스스로 달려가는 사람들도 볼 수 있습니다.

해일이 밀려드는 그 순간에도 대피 안내방송을 하다가 실종된 공무원도 있었습니다. 외신은 일본 국민의 절제와 배려, 헌신에 대해 “인류의 정신이 진화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번 일본 재난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보여주는 모습 또한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는 예부터 이웃이 어려운 일을 당하면 내 일과 같이 돕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초등학생, 기업인, 한류스타 할 것 없이, 정말 많은 국민들이 모금과 위로의 메시지를 자발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서 양국이 더욱 가까운 이웃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일본 국민들도 더욱 힘을 내어 이번 재난을 빠르게 극복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