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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 현대차, 프리미엄급 잠재력 충분하다”
BMW R&D 센터장 레이몬드 프레이만 박사 인터뷰

[뮌헨=윤정식 기자]“따지고 보면 연구소에서 개발하는 것이란게 효율성만 본다면 기업에게 소용없는 것들이겠죠. 하지만 지금은 당면한 인류 과제가 대체 에너지를 찾는 것 아닙니까. 저 역시 기업을 위해 일한다기 보다는 인류를 위한다는 사명이 앞섭니다.”

인자한 인상에 너그럽게 조근조근한 어투. 마치 인심좋은 동네 할아버지를 만난 느낌이다. 전세계 프리미엄 자동차그룹의 선두주자인 BMW그룹의 연구ㆍ기술센터(FIZ)를 이끄는 카리스마는 기본 바탕이 부드러움이었다.

지난 16일 독일 뮌헨에서 BMW FIZ의 레이먼드프라이만(Raymond Freymann) 박사를 만났다. 뮌헨공대 교수도 겸직하고 있는 그는 원래 우주항공기술을 전공하고 미국과 독일 공군 연구소에 재직한 바 있다. 개인적으로 80개의 기술학술논문을 발표하고 25개의 국내외특허를 출원한 저명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지난 1990년 BMW가 연구기술센터를 설립하면서 처음 자동차와 인연을 맺은 그는 내년이 정년이다. 미래 자동차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인류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그에게서 미래 자동차론(論)을 들어봤다. 그는 특히 현대차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BMW가 개발한 수소차 ‘H2R’ 앞의 레이먼드 프라이만 박사. 지난 2004년 개발돼 시속 300㎞이상의 성능을 내는 세계 최초의 레이싱 수소차다.

▶미래 자동차의 형태는?

-우리는 20년 후를 대비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여러가지 선택이 있을 수 있는데, 분명한 것은 기존 연소 엔진 차량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 다음으로는 전기차가 있고 그 다음 단계를 BMW는 수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린 이미 40년 전부터 연구하면서 1979년에 수소차를 처음 내놓은 기업이다.

▶전기차만으로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말인가.

-BMW는 90년대 초부터 하이브리드자동차를 내놨지만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였다.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배터리 무게 때문에 다이내믹한 운전이 불가능하다.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전기차는 차의 파워를 올리면 주행거리가 짧아지고 주행거리를 늘리면 파워를 줄여야 하는 한계가 있다.

▶수소차는 주유 문제의 한계가 명확하다

-맞다. 수소는 안전 등 여러가지 문제로 지금의 주유소를 활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다. 수소에 혼합물을 섞어 일반 환경 즉 일반 압력에서 저장할 수 있다면 어떨까를 상상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순수한 수소를 저장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수소혼합물을 주유해 수소를 추출하고 나머지는 배출하는 방법으로 발상을 전환한 것이다.

▶현실화만 되면, 에너지 분야의 혁명인데

-지금 지구에 대체 에너지원은 충분하다. 이것을 저장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90분동안 지구에 도착하는 태양에너지를 그대로 저장하면 지구 전체가 1년간 가동시킬 전기에너지를 확보한다. 사하라사막의 2%만 태양전지를 깔면 지구상에 돌아다니는 모든 승용차를 전기차로 바꿔도 연료문제가 없다. 단지 저장을 못할 뿐이다. 우린 지구의 에너지부족현상 문제 자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BMW는 프리미엄카의 대표주자다. 미래의 프리미엄카란 어떤 개념인가.

-BMW가 2013년 출시 예정인 메가씨티버히클(MCV)은 프리미엄카의 표본이 될 것이다. 기존 차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나면서 연료만 전기 혹은 수소로 대체되는 것이 바로 BMW가 추구하는 프리미엄카의 개념이다.

▶가장 강력한 미래 경쟁자는 누구인가?

오히려 현재의 프리미엄카 업체들 보다는 새로 등장하는 업체들이 무서울 것으로 본다. 지금은 자동차의 개념이 완전히 뒤바뀌는 과도기다. 미래차가 어떤 모습일지 어떤 연료를 사용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까지는 도요타가 가장 무서운 경쟁자로 봐왔지만, 한국의 현대차는 새로운 프리미엄 미래차 업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happysik>yjs@heraldcorp.com

본지 윤정식 기자가 레이먼드 프라이만 박사로 부터 자동차의 미래에 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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