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1000억대 커피믹스시장 ‘춘추전국시대’ 돌입
후발주자 남양·롯데칠성 경품 이벤트 등 파격 마케팅선발업체 동서식품·한국네슬레 등 사은품 맞불 배수진
“맥심할까~ 프렌치카페할까. 아니면 칸타타?”
커피믹스를 즐겨 먹는 소비자들은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남양유업과 롯데칠성 등 식품 대기업들이 커피믹스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업체마다 가격할인에, 사은품 증정까지 덤으로 서비스하는 마케팅 경쟁으로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신바람이 났지만 정작 커피믹스 업체들은 ‘밀리면 죽는다’는 배수진 아래 올인 전략을 쓰고 있다.
향후 1~2년 내 동서식품(M/S 79%)의 독과점 체제가 끝나고 춘추전국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후발업체의 총공세가 동서의 아성을 허물기엔 역부족이란 상반된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식품업계의 안테나가 1조1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커피믹스 시장을 향하는 이유다.
▶상품수ㆍ유통망 확충 vs 품질 고급화=남양유업은 이달부터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농협 등 전국 500여개 대형마트 매장에‘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공급 개시했다. 4개이던 커피믹스 생산라인도 최근 8개로 확대했다. 내년까지 수천억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고 수준의 커피전문 첨단설비를 추가 설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남양유업은 지난 2월 60억원 매출을 올렸고, 하반기엔 월평균 100억원을 점치고 있다. 올해 남양의 시장점유율 목표는 20%. 커피믹스 2위인 한국네슬레부터 추월하고, 2~3년 뒤엔 동서식품까지 제친다는 계산이다.
롯데칠성도 프리믹스 시장에서 보폭을 키우고 있다. 칸타나 오리지날, 모카클래식, 아라비카 등에 이어 4월께 신제품을 추가 출시해 커피믹스 상품 숫자를 4개로 늘리기로 했다. 롯데칠성은 또 전국 유통망을 넓히는 등 하드웨어 작전도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문량이 늘어날 경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확충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칠성은 이를 통해 올해 커피믹스 시장에서 6%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내년엔 두자릿수를 넘본다는 계산이다. 롯데의 올 하반기 월평균 매출목표는 60억원이다.
동서식품과 한국네슬레 등 선발업체도 공격 모드로 마케팅 자세를 바꿨다. 특히 동서식품 측은 전국 유통망을 재정비하는 한편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춰 커피의 맛과 향, 패키지를 고급화하는 플러스 전략을 강구하고 나섰다. 이미지 극대화를 노린 광고 판촉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밀리면 죽는다?…할인 행사에 사은품 공세까지=남양유업은 커피믹스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1만원 상당의 보온병이나 에코 머크컵 등을 공짜로 나눠주고 있다. 커피믹스 가격이 2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사은품이다. 남양은 또 한발 더 나아가 대형마트에서 커피믹스 판매가격을 평균 5%가량 깎아주고 있다.
최재호 남양유업 홍보팀장은 “커피믹스시장 공략을 위해 전 사원 대학가나 유통매장, 유원지, 도심 길거리 등 소비자가 몰리는 장소에서 무료시음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온라인에선 공짜여행권 등을 내건 경품 이벤트도 실시하는 등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도 이달 말까지 홈플러스를 방문하는 쇼핑객을 대상으로 칸타타 커피믹스 1+1 덤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 유통매장에선 600개의 이동식 특별매대를 설치하고 글라스락, 머그컵, 주방용품을 나눠주는 고객 사은행사와 무료시음회도 실시 중이다.
남양유업, 롯데칠성 등 후발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자 동서식품, 한국네슬레 등 선발 업체들도 맞불카드를 뽑아들었다. 한국네슬레도 쇼핑객에게 테이스터스초이스 커피 추가 증정하거나 목베개를 사은품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동서식품 역시 최근 맥심 커피믹스에 유리식기나 머그컵을 증정하고, 2개를 사면 1개는 공짜로 제공하는 ‘2+1’ 덤행사도 개시했다. 일부 커피믹스는 판매가격을 10%가량 낮추는 가격인하 작전도 구사하는 등 본격적인 반격 작전에 돌입했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