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에 진출한 수입차 업체가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작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1만6115대의 자동차를 팔아 1조12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판매량은 직전년도 8915대보다 80%나 늘었고 매출액은 6751억원에서 67%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해 수입차 수요가 급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2010년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9만562대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승용차 시장 내 수입차 점유율도 6.92%로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덕분에 2010년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한 BMW코리아(1만6798대)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폭스바겐코리아(1만154대) 등 무려 3개 업체가 1만대 판매를 넘겼다. 이전까지 한 해 동안 1만대 이상 자동차를 내다판 수입차 업체는 2008년 혼다코리아(1만2356대)가 유일했다.
한국에 고가의 프리미엄 세단 수요가 많다는 점도 적지 않게 기여했다. 작년 이 회사의 매출을 자동차 판매량으로 나누면 평균 6989만원에 달한다. 대당 가격이 7000만원 가까운 자동차를 특정 브랜드가 한 해에 1만6000대 이상 판매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몇 곳에 불과하다.
실제 한국은 전 세계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BMW도 전체 판매량 순위에서 한국이 10위권 중반이지만 프리미엄급인 5시리즈와 7시리즈 판매량은 4~5위권이다.
폴크스바겐의 플래그십 세단인 페이톤의 판매량도 중국과 독일에 이은 3위, 아우디의 플래그십 A8은 5위권에 올라 있다.
결국 수입차 수요 급증과 고가의 프리미엄 세단에 대한 남다른 애정 등이 맞물려 연매출 1조원을 웃도는 수입차 업체가 탄생하게 된 셈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4월 초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BMW코리아도 작년 판매량 1위를 차지했던 만큼, 2010년 매출 역시 1조원을 뛰어넘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충희 기자/hamle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