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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진화형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로 달린다
재계에 ‘진화형 컴플라이언스(Complianceㆍ준법경영)’ 바람이 불고 있다.

투명경영과 정도경영, 노사선진화로 ‘사랑받는 기업’, ‘존경받는 기업’이 되지 못하면 글로벌경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과거 비리 감시 등 소극적인 리스크관리형 준법경영에서 이제는 보다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투명경영 실천 노력으로 연결되고 있다.

특히 준법경영이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미래 먹을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라는 인식이 컴플라이언스의 대진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평가다.

발원지는 삼성이다. 삼성은 지난 30일 사장단회의를 통해 다음달 전계열사로 준법경영 선포식을 갖기로 했다. 삼성의 목표는 ’준법경영의 전직원 가치 내재화’다. 준법경영이 최근 기업경영의 필수적인 요소로 등장했기에 몰라서 저지를 수 있는 직원들의 실수까지도 철저히 예방, ‘컴플라이언스 그물망’을 촘촘히 짜겠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과거의 준법경영이 리스크 사전 예방 차원이었다면 최근의 컴플라이언스는 동반성장, 사회공헌, 노사선진화 등과 함께 가는 사회적책임 실천이자 기업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삼성 뿐 아니라 주요 그룹 및 대기업, 유통업체의 컴플라이언스 중무장 흐름은 확연하다.

현대차그룹은 수십명이 포진한 감사실에서 거래처 납품 관련 비리부터 직원이 할인혜택을 받고 차량을 구매한 후 2년동안 보유하지 않고 파는 행위 등까지 모든 내용을 상시 점검하고 있다.

정도경영의 선두인 LG 역시 지난 2003년부터 운영 중인 ‘LG정도경영TFT’를 업그레이드 중이다. 최근 구본무 회장이 “갑을 관계, 낡은 생각 버려라”고 말한 것은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의 투명, 상생 경영 중요성을 대변한다. LG는 사이버신문고를 강화하고, 정도경영 활동을 홍보하는 뉴스레터를 전체 임직원 및 협력사에 발송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최근 컴플라이언스 전담 인력을 확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지난 2007년 그룹 컴플라이언스실을 설치한 이후 이사회 중심의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구축에 매달리고 있다. 공정거래자율준수 프로그램 이행 점검을 담당하는 투명경영위원회도 별도로 가동 중이다.

포스코는 이미 글로벌 투명경영 철학을 중무장했다. 지난해말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 등 국내외 반부패 관련 법령의 위반 금지를 골자로 하는 ‘FCPA 준수 가이드라인’을 제정, 시행에 들어갔다.

100년 역사의 두산은 ‘좋은 제품과 건전한 기업이 소비자의 이익은 물론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엔 두산인프라코어 등 동반성장과 연결한 윤리경영 강화가 눈에 띈다.

KT는 올초 정직, 투명, 청렴, 공정 등 키워드에 바탕 둔 윤리경영 4대 기본정신을 선포했다. 직원들이 윤리적 가치를 내재화하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글로벌수준의 윤리경영 모델을 정착시킨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실천과 더불어 직원들이 사업 추진 시 법무검토를 요청하는 것이 일반화될 만큼 앞선 투명경영을 정착시켰다.

유통업체 역시 협력사와의 공정거래를 실천하기 위해 윤리경영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사 MR팀(감사팀)은 매년 1차례씩 협력사 대상으로 청렴도 및 윤리경영 문제점에 대한 설문을 실시해 그 결과를 대표이사를 비롯한 전직원과 협력사에 공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특유의 ‘더치페이’(자기몫 자기가 내기) 문화를 정착시키며 투명한 경영코드를 체질화시키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글로벌경쟁시대에 있어서 기업은 담합이나 비리 등으로 인한 이미지 훼손은 물론 천문학적 배상의 위험에 늘 노출돼 있다”며 “이런 점에서 평소 지속적인 컴플라이언스 추진은 미래 기업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 @yscafezz>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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