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일본 대지진 등 갖가지 변수가 등장한 상황에서 실적발표 시즌을 앞둔 자동차, 정유, 조선ㆍ중공업, 유통 업종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철강, 전자, 건설 등은 다소 실적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산업계, 증권가 등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는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다소 둔화된 내수 신장세와 달리 해외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고 수출 실적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작년 동기 대비 10%, 2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기아차는 신형모델 인기에 힘입어 사상 최대실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 업계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 60%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업계도 고공행진 중이다. 고유가의 여파로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유가 상승으로 서민 경제 부담이 늘고 있어 실적 호조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도 관측된다. 업계는 1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유가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일본 대지진으로 역내 수급불안 등이 이어지면서 큰 성과를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유화업계 역시 일본 대지진의 반사이익으로 주요 생산품인 아크릴산 수출가격 급등 등이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LG화학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 수준인 7000억~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ㆍ중공업도 지난해 보다 크게 성장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도 1분기 실적 전망이 ‘핑크빛’이다. 추운 날씨가 장기간 지속돼 겨울 판매 실적이 호조를 이뤘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유통업계가 대체적으로 전년 동기대비 10%가량 증가한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 전자, 철강, 건설업계 등은 전년대비 다소 주춤한 결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 등은 패널가격 하락 등으로 LCD 부문에서 이익이 감소하고 태블릿PC나 스마트폰 판매가 생각 보다 큰 실적을 거두지 못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철강업계 역시 1분기 실적이 그리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정책으로 제품가 상승까지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이 크게 위축돼 어려움을 겪은 건설업계는 1분기 역시 별다른 상승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계절적인 비수기의 영향을 받고 중동정세가 계속 불안하기 때문에 별다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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