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 포털업체 시나닷컴의 차오궈웨이(曹國偉) 회장, 포털업체 써우후닷컴의 장차오양(張朝陽) 회장, QQ메신저 운영사인 텅쉰(騰訊)의 마화텅(马化腾) 회장, 포털사이트 넷이즈닷컴의 딩레이(丁磊) 회장.
중국 IT업체 거물들이 포럼이나 회의 장소가 아닌, 2008년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쓰촨(四川)성 원촨에 한데 모였다.
이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 건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다. 7일부터 사흘동안 ‘IT 유명기업인 원촨 지진재해지역 활동’ 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신문판공실은 “이곳을 위해 IT 업계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과제를 던졌다.
단순하게 보면 IT 업계에 재해지역 복구사업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사회적 불균형과 그에 따른 갈등 해결에 IT 업계의 동참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사회적 조화를 강조하며 균형 성장을 강조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향후 기업인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IT 업체 대표들은 지진이 발생했던 원촨의 여러 지역들을 둘러보며 현지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현지 관료들과 회동하는 등 정치인들의 민생 시찰을 하는 모습과 흡사한 행보를 했다. 하지만 이들의 발언 등이 인터넷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즉각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역시 IT 업계 거물들 이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장차오양 써우후닷컴 회장이 현지 어린이들에게 “인생의 성공은 강인함과 신념에 달려 있는데, 너희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강인함을 더 잘 이해할 것”이라는 말을 하자 현장에 있던 한 학생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고 즉각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올렸다.
차오궈웨이 시나닷컴 회장이 재건 현장을 둘러 본 후 “인터넷은 재건의 성과를 기록할 게 아니라 중국의 기적과 정신을 기록해야 한다”고 마이크로 블로그에 올리자 단 2시간 만에 965명이 이를 퍼갔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베이촨(北川)현 서기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우리가 온 것은 재해지역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며 주민들의 취업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2009년 지진 재해지역인 칭촨(靑川)현에 중국 최초의 전자상거래 농촌시범마을을 만들어 특산품을 인터넷을 통해 전국에 판매하는 사업을 해오고 있다.
마화텅 텅쉰 회장은 현장에서 쓰촨 지역에 대한 투자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쓰촨 성에 앞으로 3~5년동안 20억위안을 투자해 서부지역 인터넷 연구개발센터를 세워 일자리 6000여 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가 하면 딩레이 넷이즈닷컴 회장은 회사가 추진중인 양돈사업을 거론하며 “기술개발이 완성되면 이를 공개해 재해지역에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딩 회장은 “정보 전달과 교육 보급은 인터넷 기업이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IT 업체 거물들은 인터넷은 단지 수단에 불과하다며 사회를 위해 서비스하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