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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해진 LG디스플레이.. 왜?
LG디스플레이가 ‘독한 조직문화’를 내세운 LG전자보다도 오히려 더 독해졌다. 제품 메이커인 LG전자를 뒤로하고, 패널 생산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앞장서 삼성전자와의 진검승부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검투사’를 자처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목표지점은 치열한 고민과 독함의 체질화를 통한 위기 극복이자 지속적인 성장동력 확보다.

특히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선두에서 삼성전자와 치열한 3DTV 기술 방식 논쟁을 벌인 데 이어 중국에서는 삼성전자와 행사 주도권 다툼을 벌이며 고도의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LG디스플레이가 독해진 것은 위기의식과 관련이 크다. 지난해 1분기에 789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이 회사는 4분기 적자의 쓴맛을 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독한 DNA’로 중무장하며 2분기 이후 실적개선과 지속적 성장모멘텀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전자는 올 1분기를 기점으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유력시되고 있지만,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여 위기관리 시스템 가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LCD 담합 관련 거액의 과징금까지 부과되며, 자진신고로 과징금을 면제받은 삼성전자와는 앙금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실적 관리는 물론 세련된 경쟁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오는 18일 실적을 발표하는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에 25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줄어들었지만, 담합 관련 과징금을 제외한 순수 영업 손실 규모만 놓고 보면 오히려 더 악화될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4분기 LG디스플레이는 387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LCD 담합 관련 과징금이 포함된 것이다.

이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TV업황 회복 지연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지속되는 패널 가격 약세 때문이다. 1분기 주요 글로벌 TV 제조사들의 TV 출하량은 애초 제조사들의 판매 목표치 대비 10%가량 미달했던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LCD 사업부문 역시 올 1분기 1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LG디스플레이의 영업 손실 규모가 이보다도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LG디스플레이가 ‘독함’의 비장함으로 중무장하고 실적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부활 날갯짓의 긍정적 신호는 충분해 보인다. LG디스플레이 2분기 실적은 업황이 다소 호전되면서 소폭의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급격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성장동력의 주축인 3DTV 기술 방식 논란은 밀릴 수 없는 이슈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LG디스플레이는 3D 필름타입편광(FPR) 방식 패널의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셔터글라스(SG) 방식을 앞세운 삼성전자와의 치열한 기(氣)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특히 권영수 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삼성과 3D 비교 시연을 주창한 데 이어 최근 CEO 노트를 통해 임직원들에게는 “승리의 언어를 사용하자”며 ‘매우 독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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