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산케이신문은 “5분도 먼저 가면 안된다”고 말해 왔던 남편의 바람처럼 두 사람은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했다며 노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소문난 ‘잉꼬부부’로 해로한 사토 오사무(80) 씨와 그의 아내 에이코(78) 씨. 최근 암수술을 한 에이코 씨를 극진히 간호해왔던 사토 씨는 3.11 동일본 대지진이 마을을 강타했을 당시 시내의 한 입욕시설에 있었다.
지진으로 건물이 요동치자 사토 씨는 무조건 집으로 향했다. 주위 사람들이 “쓰나미가 몰려와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사토 씨는 투병 중인 아내가 집에 혼자 있다며 이들을 뿌리치고 집으로 차를 몰았다.
쓰나미에 휩쓸린 사토 씨 부부. 50년 넘게 해로하며 마지막까지 함께 하자는 약속을 지켰다. (사진=산케이신문) |
사토 씨의 집 근처에서 피난한 인근 주민들은 재해 당시 귀가한 사토 씨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를 미루어 부부는 집에 함께 있다 쓰나미에 휩쓸린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토 씨 부부는 동네에서 사이가 좋기로 유명했다. 결혼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오사무 짱, 에이코”등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애틋해 했다. 부부는 전부터 “다른 장소에 있더라도 쓰나미가 오면 꼭 서로를 도우러 가자”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토 씨는 동사무소 직원이던 시절 에이코 씨를 보고 첫눈에 반해 1956년 결혼했다. 포경(捕鯨)회사 사장 딸이었던 에이코 씨는 요리 솜씨도 좋았다. 사토 씨는 에이코 씨가 암에 걸리자 “5분도 먼저 죽지 말아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고 한다.
큰 딸인 후쿠이 쿠미코(53) 씨는 지난 한달 간 부모님을 찾아 고향마을, 대피소, 시체안치소를 헤맸다. 결국 지난 10일 지진 직후 이시노마키 시 해안에서 발견된 사체에서 어머니 에이코 씨를 확인했다. 이어 다음날인 11일 아버지 사토 씨의 사체가 집 근처 잔해더미 아래서 발견됐다.
쿠미코 씨는 “어머니가 발견된 다음날 아버지가 발견되다니 어머니가 아버지를 불러 온건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야 두분이 함께 하게 됐다”며 “부모님의 장례식을 치를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눈물을 흘렸다.
<천예선 기자 @clair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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