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 효능이 속속 입증되면서 한의학을 접목한 상품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임산부 입덧을 완화하는 성능으로 전 세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릴리프밴드’도 미국의 한 바이오벤처기업이 침술 원리를 활용해 탄생시킨 제품이다.
한의학의 핵심인 침술은 이미 전 세계 78개국에 널리 퍼져 있다. 뜸, 한방 등 한의학의 치료법은 현대의학이 극복하지 못한 영역에서 전통의학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한의학의 과학화, 세계화의 중심에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있다.
“한의학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친환경적 의학’입니다. 한의학의 세계화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의 꿈이기도 합니다.”
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한의학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 그 꿈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 |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한의학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일이다. 많은 과학자가 한의학의 효과를 인정하고 있지만, 그 원리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데 의문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전 세계 78개국에서 침술을 사용할 만큼 한의학이 널리 퍼져 있지만 어디에 침을 놓을지, 침의 규격은 어떻게 돼야 할지 혼란이 생기고 있다”며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이런 의문을 현대과학으로 증명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회용 침의 국가표준 규격’을 개발, 보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봄 직한 체질 역시 과학적으로 재정비했다. 최근에 개발한 안면ㆍ음성ㆍ설문 연동형 체질진단 기술이 대표적이다. 얼굴을 촬영하면 얼굴의 주요 특징 정보를 자동으로 분석, 체질을 판별하며, 음성으로 144개 변수를 추출, 이를 기반으로 체질을 구분한다. 그 밖에 식습관, 생리활동 등을 설문조사해 연령별로 체질 정보를 제공한다. 즉, 지금까지 체질을 알고 싶으면 한의사의 입에만 의존했지만 이젠 얼굴 촬영, 음성 분석, 설문조사만으로도 객관적으로 체질진단을 받을 수 있다. 김 원장은 “환자 스스로 체질을 진단하고 체질에 맞는 생활 습관을 제공받는 한의학 기반의 ‘셀프 케어(self-care)’ 시스템”이라며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도 한의학 의료기기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한의학을 기술한 고문헌을 보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
김 원장이 심혈을 기울이는 과제는 신약개발이나 생활용품을 통한 한의학의 변신이다. 한약재를 활용한 천연물 신약개발은 이미 바이오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김 원장은 “한약재 기원식물을 중심으로 기원이 오칭되거나 혼용되지 않도록 한약재 기원식물의 정보를 수집해 기원식물 확증표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한약재의 표준화와 함께 한방신약개발로 한국이 세계의약시장을 선도하는 데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약을 이용한 당뇨합병증 치료제도 개발했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 소재로부터 개발된 치료제다. 김 원장은 “당뇨합병증 치료제 시장이 2018년까지 55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의학의 세계화를 꿈꾸는 한의학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갖가지 실험도구와 한약재를 활용해 한의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
한의학의 세계화를 꿈꾸는 한의학연구원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김 원장은 “환경오염이나 스트레스 등 원인불명의 현대질병이 속출하고 있는 시기에 한의학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며, “인류의 건강한 삶을 한의학이 선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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