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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즉각 퇴진 명시” 예멘시위대 ‘걸프국 중재안’ 거부
예멘 반정부 시위대가 걸프 아랍 국가들의 중재안에 거부 의사를 보였다.

30개 예멘 청년사회단체의 연합기구인 ‘청년혁명시민연맹’은 걸프협력협의회(GCC)의 중재안이 평화적 혁명을 포기하게 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거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12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이 중재안에 명시돼 있지 않았고, 군과 정보기관의 최고위직을 차지한 채 평화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을 살해하고 있는 살레 대통령의 친인척들에 대한 처분 방안도 없었다”고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사나 대학 외곽에서 지난 2월 21일부터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청년사회단체 ‘변화를 위한 청년들’ 역시 “의회의 야권 의원들이 동의한다 해도 우리는 (GCC의) 중재안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 단체에 속한 시위 참가자들 중 일부는 ‘걸프 국가들이여, 미안하지만 당신들의 제의를 거부한다’는 문구를 펼쳐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GCC는 지난 10일 대통령이 정권을 부통령에게 이양하고 대통령 측과 반정부 인사들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향후 정치 일정을 협의하자는 내용의 중재안을 제시했다. 예멘 대통령실은 전날 성명에서 “예멘의 현재 위기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GCC 형제국들의 노력을 환영한다”며 “살레 대통령은 헌법에 근거해 평화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방안에 어떤 단서를 달지 않을 것”이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살레 대통령이 대선이 실시되는 2013년까지 권좌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될 수 있어 반정부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친정부 세력 일부에서도 GCC의 중재안에 대해 “부당한 내정 간섭”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야권은 아직 뚜렷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야권의 한 소식통은 GCC의 중재안에 따른 리야드 회담이 빠르면 오는 16일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멘에서는 1978년부터 이어진 살레 대통령의 통치 기간에 빈곤이 심화되고 자유가 억압됐다는 주장 아래 약 2개월간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 왔으며, 그 과정에서 120여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수도 사나 뿐 아니라 타이즈와 아덴 등 예멘 주요 도시에서는 이날도 수만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특히 아덴에서는 군이 시위대에 발포,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의료진과 목격자가 전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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