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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고기를 쇠고기로 둔갑...중국은 불량식품 천국
중국에서 돼지고기를 쇠고기로 감쪽같이 둔갑시키는 첨가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방부제와 염색제를 넣어 만든 상하이 ‘염색 만두’ 파동에 이어 불량 식품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중국산 가짜 식품에 대한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는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에서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쇠고기나 양고기로 바꾸는 첨가제가 시중 음식점과 육가공 업체에서 암암리에 사용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쇠고기 엑기스(농축액), 양고기 엑기스라는 이름이 붙은 이 첨가제는 맛과 향 그리고 고기의 색까지 감쪽같이 바꿀 수 있는 신비의 묘약으로 통하고 있다.

신문은 이 첨가제를 현지의 어느 조미료 상점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식당업계나 육고기 가공업체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통하고 있어 사태가 더 심각하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양고기와 쇠고기는 돼지고기에 비해 가격이 배 가량 비싸다. 이 첨가제를 이용해 쇠고기나 양고기로 고기 종류를 바꾸게 되면 업주는 상당한 폭리를 취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원가 절감을 노린 길거리 싸구려 음식점이나 쇠고기탕면 등의 국수집 등에서 특히 쇠고기 엑기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또 양고기 엑기스는 양고기 구이점에서 많이 사용했는데 각종 향신료와 마늘, 파 등의 양념을 얹어 먹는 양고기 구이의 특성상 고기 종류를 잘 구분할 수 없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첨가제를 자주 섭취할 경우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후이성 요이(友誼)의원 신장내과 장훙쉬(張洪旭) 주임은 “이 첨가제는 체내 헤모글로빈의 산소 결합 능력을 저하시켜 만성 중독, 기형아 출산 더 나아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며 위험성을 지적했다.

앞서 상하이의 대형 슈퍼마켓에서 색소와 방부제를 섞어 만든 만두가 대량 유통된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이 만두를 만든 성루(盛祿)식품은 하루 3만개가 넘는 만두를 상하이의 화롄(華聯), 롄화(聯華), 디야톈톈(迪亞天天) 등 30여개 슈퍼마켓에 납품해왔다. 이들은 유통기한이 지난 만두를 회수해 날짜만 바꿔 재판매한 사실도 드러났다.

중국 위생당국은 즉각 해당 만두에 대해 판매 중지를 결정하고 관련자 5명을 입건 했지만 중국인들의 먹거리에 대한 불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석회 달걀, 부동액 치약, 하수구 식용유, 멜라민 분유 등 기상 천외한 불량 먹거리가 계속해서 양산되면서 자국산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사 사건 발생 때마다 중국 식품위생 당국은 식품안전 사범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를 높이는 등 감독 강화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번에도 ‘뒷북 감독’ 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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