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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달내 규모 8 강진-10m 쓰나미 센다이 다시 덮칠 수 있다”
일본에서 도호쿠(東北) 대지진 이후 강진이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14일 이르면 한 달 내 규모 8 수준의 지진이 해일을 몰고 또 다시 피해지역을 덮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대지진으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가 이미 사상 최악의 원전사고라는 ‘사망선고’를 받은 상태에서 강진이 다시 발생하면 원전 사태가 수습불가능 한 재앙으로 곤두박질 칠 것이란 우려에 열도가 긴장하고 있다.

▶“1933년 규모 8.1 지진과 동일한 지각판 움직임”=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1개월 내 도호쿠 대지진 진원 지역 동쪽에서 규모 8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복수의 연구기관이 분석을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도쿄대 토다신지(遠田晋次) 교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본 해구 동쪽에 위치한 지각판을 움직이는 힘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토다 교수는 이 같은 움직임이 1933년 3064명의 목숨을 앗아간 쇼와ㆍ산리쿠 대지진(규모 8.1)을 일으킨 메커니즘과 동일하다면서 “만일 지금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이 일어난다면 센다이(仙台) 시에 10m 높이의 쓰나미가 밀려들 것”이라고 밝혔다.

미야기(宮城) 현, 후쿠시마(福島) 현, 이와테(岩手) 현, 이바라키(茨城) 현 등 피해지역에서 크고 작은 여진이 빈발하는 것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지역에선 지난 한 달 간 규모 5 이상의 여진만 410차례나 발생, 이미 연 평균 발생횟수(155회)를 2.6배나 넘어섰다. 규모 7 이상의 지진만도 네 번 발생했다. 통상 강진 후 여진은 최대 본래 지진보다 규모가 1정도 작다. 실제로 지난 2004년 발생한 수마트라 지진(규모 9.1) 발생 후엔 3개월 만에 규모 8.6의 여진이 발생한 바 있다. 지난달 11일 발생한 도호쿠 대지진의 규모가 9였기 때문에 규모 8급의 여진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규모 8 지진의 위력은 과거의 예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지난해 2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이티 대지진이 규모 7.0이었고 중국 스촨 대지진(2008년)은 규모 7.8이었다. 규모 8.0의 여진이 발생하면 이미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원전은 물론 지반이 1m 이상 가라앉은 오나가와(女川) 원전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진예지, 즉각 중지”=이번 도호쿠 대지진 예측에 실패하면서 무력감을 드러낸 일본 정부의 지진ㆍ쓰나미 예측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도쿄대 지진학과 로버트 겔러 교수는 “일본 정부가 성과 없는 지진 예측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골자의 논문을 14일 네이처지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논문에서 겔러 교수는 “일본에서 1979년 이후 1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지진은 정부가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예측한 지역에서 발생했다”면서 “일본 전 국토가 늘 지진의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특정 지역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 지진의 10%가 발생하는 일본에서는 지진예측이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다. 1969년 도쿄대 모기 기요오(茂木淸夫) 교수가 제시한 도카이(東海) 지진 예측이 대표적이다. 이는 도쿄 서남쪽 시즈오카(靜罔) 현 스루가(鵔河) 만 일대에서 규모 8.0 이상의 지진이 90~150년 주기로 일어난다는 예측이다. 특히 이번 도호쿠 지진이 도카이 지진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 지금 우려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겔러 교수는 도호쿠 지진과 도카이 지진은 지각판 자체가 달라 직접 관련이 없다는 점을 들어 “방법론적 결함이 있다”고 비판했다.

겔러 교수는 “지금이야말로 정부는 지진 예측이 불가능함을 국민에게 솔직하게 전달하고 관 주도의 지진연구를 과학적 근거를 기초로 하는 연구자 주도로 바꿔야 한다”면서 관련 법령의 수정을 요구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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