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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7 재보선은 깜깜이 선거.. 여론조사 개선 시급
"여론조사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완전 깜깜이 선거입니다."

4ㆍ27 재보궐 선거를 닷새 남겨두고, 여야는 안전부절못하고 있다. 재보선은 가뜩이나 당일 투표율에 따라 결과가 뒤바뀌는데다, 여론조사 결과가 시기ㆍ기관별로 수시로 뒤집히기 때문이다.

최대격전지인 성남 분당을은 A기관 여론조사(14일∼16일)에서 손학규 민주당 후보가 강재섭 후보를 8.4%포인트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B기관 조사(15~16일)에서는 4.2%로 추격 중이었다. 지지율이 반대인 조사도 있다. 강원도지사 선거에선 조사기관별로 15.4%포인트나 오차가 났다.

여론조사와 개표결과가 뒤바뀐 경우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경기 고양일산갑의 한명숙 전 총리는 여론조사에서 10~15%포인트 차로 여유있게 앞서다가 백성운 한나라당 후보에게 3.3%포인트 차로 역전패를 당했다. 6ㆍ2 지방선거도 이광재 전 지사가 15% 이상 뒤쳐졌지만 개표결과 8.7%로 승부를 뒤집었다.

여야 지도부나 선거 전문가들은 “여론조사는 참고자료로만 사용해야 한다”며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조사원이 의견을 묻는 방식과 전화자동응답(ARS) 방식의 차이, 전화번호부를 통한 표본추출과 무작위번호추출(RDDㆍRandom Digit Dialing)의 차이로 표본집단의 성향이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조사원이 직접 묻는 방식은 유권자들이 표심을 드러내지 않고, ARS 방식은 집전화를 전화번호부에 등재하지 않고 휴대전화만 사용하는 젊은층 유권자의 여론이 반영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휴대전화를 여론조사에 반영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으나, 사생활 침해 논란에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고 박사는 “여론조사가 이처럼 신뢰도가 떨어지면 민심과 정치가 동시에 왜곡될 수 있다”며 “19대 총선 전에 제도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심형준 기자 @cerju2>

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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