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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개속의 4.27 재보선, 깊어가는 MB의 고민
4ㆍ27 재보선은 당에서 치르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관심이 ‘여의도(국회)’보다 뜨겁다. 청와대 내에서 오가는 대화의 거지반은 선거다. “선거는 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선을 긋던 그간의 공식 입장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재보선 결과와 이명박 정부의 집권 4년차 국정 주도권의 상관관계 탓도 있겠지만, 보다 직접적으로는 재보선 공천과정에서 돌출된 당ㆍ청 갈등과 이로 인한 인사개편 가능성 때문이란 게 중론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주무수석실인 정무수석실뿐 아니라 청와대 대부분의 방에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이번 선거가 인사 개편과 맞물린다고 보는 시각들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의 중심 인물은 임태희 대통령실장이다.

임 실장은 본인의 극구 부인에도 불구하고 박빙승부를 연출하고 있는 분당을 후보자 공천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공천과 관련해 이 대통령과 의견차이를 보였다는 관측도 나왔다. 강재섭 후보 사무실에 임 실장의 부인이 참석하면서 여권 내에서 그 혐의가 짙어졌다.

때문에 여당의 텃밭인 분당을에서 강 후보가 당선에 실패할 경우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임 실장의 용퇴는 집권 말기 청와대 조직개편을 불러올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무성하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임 실장이 (분당을 승리를 위해) 조직을 동원할 것이란 얘기까지 들린다”면서 “분당을 선거에 대한 임 실장의 관심도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분당을 선거가 여당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임 실장의 자리에 ‘내곡동(국정원 위치) MB’로 불리는 원세훈 국정원장과 국내 복귀가 확정된 류우익 주중대사 등 정권 실세가 중용될 것이란 하마평이 나온다.

임 실장의 후임으로 원 원장을 이동시키고, 그 자리에 류 대사를 임명한다는 시나리오다.

관련해서 MB의 또 다른 복심으로 불리는 백용호 정책실장도 5월 개각에 맞춰 경제부처 장으로 자리를 이동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청와대 인사가 메가톤급으로 확대될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물론 친정체제를 구축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이르고, 외부의 요구에 즉각 대응하지 않는 이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상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대통령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아 있다” 면서 “청와대가 특정인물을 당기거나 미는 일은 없다. 임 실장이 대과없이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데 인사설이 흘러나오는 저의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임기 말 친정체제 구축은 역대정권의 공식과도 같은 것”이라며 “다소 시기가 빠르더라도 재보선 결과가 여당의 패배로 나온다면 대통령도 중대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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