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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들의 잔치, 보는 이가 즐거워야
국내 대기업과 총수들이 지난해 거둔 혁혁한 성과는 참으로 눈부시다. 세계 경제가 2차 금융파동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와중에서도 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주도 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과 수익을 기록했다는 보도가 흐뭇하다. 실적이 사상 최고니 연말 보너스나 성과급, 스톡옵션이나 배당금도 기록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1300억원 넘는 현금배당을 받는 등 주요 그룹 대주주들 대부분이 사상 최대의 배당을 누렸다. 상위 10대 그룹 계열사도 지난 3년간 600여개로 늘어났고 4대 그룹 매출만 국내총생산(GDP)의 54%를 넘었다. 하지만 중소기업 매출과 순익률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근로자의 80%가 월급 300만원 미만인 데 비해 상위사 평균 연봉은 그 3배를 훨씬 넘는 등 격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양극화 진행 속도는 우리 사회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다. 대졸 고학력 실업자 300만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문제는 집권층이나 정부의 무감각이 양극화 자체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최근 우리 사회에는 양극화 수용 임계점을 낮추는 여러 환경들이 크게 늘어났다. 서민물가 폭등부터 전세대란과 가계부채 급증이 심각한 서민 고통으로 현실화하고 있고 건설경기 침체와 중소기업, 자영업, 서비스업의 불황은 그 심도를 더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 약진은 중산층과 서민층 몰락을 초래,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경제개발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사회의 부가 1%에 집중되면 반드시 다음에 경제위기가 찾아온다는 미국 경제학자의 실증 분석은 그만두고라도 지도층은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현실 인식은 이 점에서 인정해야 할 통찰이다. 이익공유제나 중소기업 적합품목 선정을 공산주의나 나눠먹기 식이라는 차원 낮은 폄훼의 대상으로 삼을 게 아니라 이 시대에 절실한 사회통합 수단의 모색으로 진지하게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 대기업과 거대 재산가들이 교묘한 편법과 무한 과욕으로 상생과 공적 의무를 계속 회피한다면 그런 사회는 결코 통합되지도 지속되지도 않을 것이다. 왜 우리 사회는 미국의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 일본의 손정의 같은 멋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경험할 수 없는지 궁금하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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