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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서도, 남한서도 효용가치 떨어진 카터
북한과 한국을 잇따라 방북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결국 빈손으로 돌아사면서 남북간 메신저로서 과거 한반도 긴장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그를 바라보는 북한의 시선도 달라진 것으로 결론이 났다.

남북대화와 북핵6자회담 재개의 변곡점을 맞은 시기에 카터를 초청했던 북한이었지만 정작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카터를 외면했고, “이명박 대통령과 언제든지 만나 모든 주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구두 메시지만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으로 이번이벤트를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일이 누군가를 만날 때는 상대방이 그럴만한 선물을 가져왔는가를 고려해서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데, 카터 방북을 남한 정부에서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상황에서 카터를 통해 비핵화 등 어떤 약속을 하더라도 그것이 남한에서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터 방북 이전부터 한미 양국이 “개인적 차원의 방문”이라며 깎아내린 상황에서 김 위원장도 ‘메신저’로서의 카터의 효용가치를 다시 생각했을것이라는 설명이다. 카터가 북한에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씨를 데려오지 못한 것도 북한의 달라진 시각을 반영하는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이 카터를 통해 시사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정부의 반응 역시 부정적인 편이다. 북한이 천안함ㆍ연평도 사태에 대해사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9일 정부 당국자는 “남북 정상회담 문제는 청와대나 정부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남북대화 제의는 남북간 채널 많이 있는데 굳이 카터를 통해 간접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카터를 통해 북한이 전달한 메시지에 대해 큰 무게를 두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카터 방북을 통해 북한의 긍정적인 태도변화가 일부 확인됐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한다. 북한 당국자들이 핵 문제를 포함한 모든 문제를 남한 정부와 직접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카터의 전언은 ‘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 재개’ 대화 프로세스에 북한 역시 동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한 대북전문가는 “천안함, 연평도 사건은 물론 남북관계 변화를 위해서는 결국 남북정상회담만이 해법”이라며 “현 정부내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남북간 물밑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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