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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임 앞둔 여야 콤비 ‘정치의 묘’ 살린 지난 1년
지난 1년간 여야 원내사령탑을 맡아온 명콤비 김무성ㆍ 박지원 두사람이 4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계기로 사실상 임기가 만료된다.

한나라당은 6일 민주당은 13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을 앞두고 있다.

두 원내대표의 지난 1년간은 숱한 고비가 많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경륜의 정치력을 발휘해 여야 협상력과 상생의 묘를 살려 환상의 파트너십을 보였다. 그래서 두 사람은 정치가 사라진 여의도에서 정치를 안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야당 총재 시절에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정치 스승은 김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문민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 비서관, 사정비서관, 내무부 차관을 지냈고 YS의 공천으로 15대 국회에 입성했다. 정치권에 몇 안되는 YS맨이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동교동 정치로 잔뼈가 굵었다.

지난해 5월부터 두 사람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대화복원의 생생의 정치는 순탄한 듯 했다. 5월 첫 회동 이후 일주일 만에 여야 원내대표는 ‘스폰서 특검’에 합의했다. 두 사람은 때론 서로 우정을 과시하며 때론 경쟁하며 상대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윈·윈’ 정치를 살렸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을 규제하기 위한 유통법과 상생법은 몇 개월 간 진통을 겪기는 했지만 지난해 11월 본회의에서 순차적으로 처리됐다. 집시법 개정은 국회 행안위에서 여당의 직권상정이라는 강행처리 시도에 야당이 몸으로 막으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막판 협상에 결국 법안 처리가 유보됐다.

물론 두 사람의 정치 철학은 여야의 당리당략 앞에 금이 가는 일도 많았다. 때론 상대방에게 너무 큰 양보를 했다며 당내에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 지나친 타협탓에 ‘3김식 구태정치’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녔다. 지난해 6월 세종시 수정안 본회의 부결 과정에선 두 사람의 우정이 통할 여지가 없었다. 또 연말 예산안 처리과정에서는 여당의 새해 예산안 강행 처리로 냉전관계가 되기도 했다. 예산안 처리과정엔 여야 의원 간 주먹다짐도 오갔고,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이 붙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임기 막판에 마지막 임무로 한ㆍEU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에 합의하면서 상생의 대미를 장식했다. 두 사람의 대화정치는 여야 정치지형에 따라 다시 한 번 복원의 여지도 있다. 나란히 차기 당권 주자 물망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여야의 수장으로 명콤비로 다시 만날지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심형준 기자 @cerju2
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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