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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2년만에 간담회…이번엔 제대로 입 열까
[아테네(그리스)=조동석 기자] 4ㆍ27 재보궐선거 참패로 여권에서 한층 더 대권주자로서 몸값이 높아진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입을 연다.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 중인 박 전 대표가 5일 오전(현지시간) 그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박 전 대표의 공식적인 기자간담회는 2009년 7월 몽골ㆍ한국 의원친선협회 초청으로 몽골을 방문한 자리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그렇다고 그동안 입을 닫은 것도 아니다. 공천 문제, 세종시 이전,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특정 주제였고, ‘단답형’이었다.

이번엔 다르다. 4ㆍ27 재보선 참패로 여권에서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당ㆍ정ㆍ청 쇄신론에다 여권 내 박근혜 역할론, 주류 2선 퇴진론, 그의 대권 구상, 불붙은 당권경쟁 등 각종 현안이 테이블에 올려져 있다.

정치권은 이번 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가 침묵의 연장선에 있을지 아니면 국내 정치 문제를 언급할지, 언급하면 수위는 어떨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강도높은, 또는 의미있는 발언이 나온다면 박 전 대표가 정치 전면에 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권이 한 차례 요동칠 수밖에 없는 형국이 돼버린다.


가장 먼저 6일 열리는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이 직접적 영향권에 놓일 전망이다. 경선에는 친이 안경률ㆍ이병석 후보와 중립 성향의 황우여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박 전 대표의 발언이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특사기간 중 국내 정치와 거리를 뒀다.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현안에 대해 언급을 자제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박 전 대표는 ‘박근혜 총리론’에 대해 “그냥 흘러보내면 된다”고 했고, 조기전대론에 대해선 “외국에 나와서 국내 얘기는 안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가급적 말을 아꼈다. 공교롭게도 두 번 모두 간담회 장소는 국내정치와 거리를 둔 해외였다. 2009년 당시에도 4ㆍ29 재보선 0대 5 참패 이후 여당에선 쇄신론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던 때였다.

2009년과 다른 게 있다면 총선과 대선이 멀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떤 형식이나 수준이든 현안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언급이 예상되는 가운데, 2011년 간담회가 2009년의 재연일지 아닐지 정치권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d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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