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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생한 음향·열린 공간…공연장이 살아있다
뮤지컬·콘서트 전용관 ‘블루스퀘어’ 가보니…

벽면 전체에 흡음시설 잔향 줄여

무대 거리 짧아져 감동도 두배로

아이울음소리 재울 母子석 운영

배우들 위해 전용 가습시스템 갖춰



2012년에는 대작 뮤지컬, 오리지널 투어 내한 공연이 잇달아 한국 팬들을 찾는다. 뮤지컬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임진년을 맞이했을 터다. 이처럼 다양한 작품들이 무대에 올려지는 배경에는 ‘공연장의 진화’가 있다. 한 작품만을 위해 장기 대관이 가능한 대규모 전용공연장의 등장은 대작 뮤지컬 공연, 오리지널 투어팀의 내한 공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핫’한 뮤지컬로 떠오르고 있는 작품 ‘위키드’가 오는 5월 내한 공연을 펼칠 예정이며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팀도 국내 팬들을 찾을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4일 뮤지컬ㆍ콘서트 전용공연장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개관한 ‘블루스퀘어’. 개관 두 달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블루스퀘어를 찾아 진화하고 있는 전용공연장의 이모저모를 살폈다.

▶뮤지컬ㆍ콘서트 전용공연장, 음향의 진화

공연장에서 중요한 것은 배우들의 노래나 대사가 왜곡 없이 관객들에게 전해지는지 여부다. 소리의 잔향이 길게 남으면 그 만큼 깔끔한 음향 전달이 어려운 것. 대부분 공연장들의 소리 잔향이 1.8초 정도 인것과 비교해 블루스퀘어 공연장은 벽면 전체에 흡음시설을 갖춰 만석 시 소리 잔향이 1.0초 정도다. 블루스퀘어 운영 측은 “개관 콘서트를 열었던 가수 이승철 등 공연장을 깐깐하게 살피는 가수들의 음향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또 1층 객석 맨 뒤에서 무대 중앙까지의 거리가 20.9m로 샤롯데씨어터 23m, 디큐브씨어터 24m보다 가깝게 설계돼 관객들은 좀 더 생생한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객석 2층의 맨 앞 좌석에서 무대까지의 거리도 18.5m로 2층이나 3층에서도 비교적 무대를 가깝게 느낄 수 있다. 블루스퀘어 운영 관계자는 “처음부터 설비나 무대에 중점을 둬 많은 투자를 했다. 물론 인테리어나 편의시설도 계속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층 객석 맨 뒤에서 무대 중앙까지의 거리가 20.9m로 가깝게 설계돼 관객들은 좀 더 생생한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배우 분장실<중간부터>, 모자동실

▶배우와 관객을 배려, 공간의 진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공연장을 자주 찾기란 쉽지 않다. 어린 아이들의 예측불가한 행동이나 갑작스러운 울음 등이 자칫 공연장 분위기를 흐리기가 쉽기 때문에 아예 공연장을 찾지 않게 되는 것. 그래서 일부 공연장에서는 모자동실(모자석)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블루스퀘어에도 좌우 7석씩의 모자석을 갖추고 있다. 블루스퀘어 측은 “탄력적인 운영을 통해 ‘모자석’의 이용률이 꽤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미리 모자석으로 예약하지 않았더라도 현장에서의 상황에 따라 모자석으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모자석 내부의 소리는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아서 아이들이 설령 떠들거나 울음을 터뜨려도 부모들이 크게 당황할 필요가 없다. 또 유모차 등이 비치돼 있어 이용 가능하다. 작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모자석은 S석이나 A석 가격으로 책정된다.

뮤지컬 배우들이 무대 못지않게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는 연습실이나 분장실 등 백스테이지다. 블루스퀘어는 이를 고려해 분장실을 넓게 설계하는 등 장기 공연을 펼치는 배우들의 편의를 도왔다. 그 밖에 흡연하는 배우들을 위해 공기정화 시스템을 갖춘 전용흡연실을 백스테이지에 만들어뒀다.

▶전용공연장의 특수성을 감안, 시설의 진화

노래를 많이 부르는 뮤지컬 배우나 가수들에게 공연장 내부의 적절한 습도와 온도는 좋은 소리를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블루스퀘어는 냉난방 컨트롤러와 무대전용 가습 시스템을 통해 공연장 내의 온도나 습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자동제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뮤지컬 배우나 가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환경적 조건을 제공한다.

그 밖에 관객의 편의를 고려한 시설이 눈에 띈다. 공연장을 찾은 여성관객들의 불만 중 빠지지 않는 것이 화장실 이용과 관련 된 것. 인터미션 20분도 부족하다. 긴 줄의 끝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다 보면 촉박한 입장시간에 마음이 급해진다. 이런 점을 고려해 블루스퀘어는 남ㆍ여 화장실을 3 대 7 비율로 만들었다. 대부분 공연장에서 남ㆍ여 화장실의 비율이 5 대 5인 것과 차이가 있다. 공연장 운영 주최 측인 인터파크 한 관계자는 “국내의 공연 관람문화를 보면 여성 관객이 남성 관객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 이라면서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과감히 화장실 비율을 조정했다” 고 밝혔다.

황유진 기자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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