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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기회의 땅 중동’진출, 사활 걸 때다
우리나라가 40년 석유개발 역사상 첫 중동 진출의 꿈을 이뤘다. 한국석유공사와 GS에너지 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의 미개발 3개 유전 개발권을 최종 확보했다. 지난달 터키 및 중동 순방을 통해 ‘제2 중동 붐’을 수차례 역설했던 이명박 대통령도 철옹성을 뚫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 입장에선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계획대로라면 이달에 사업에 착수해 오는 2014년부터 생산에 돌입하게 된다. 개발에 성공하면 하루 4만3000배럴까지 생산하고 비상시에는 생산량 100%를 국내로 들여오는 보기 드문 호조건이다. UAE는 지금껏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4개국 기업에만 개발권을 허용할 정도로 시장진입 장벽이 높았다. 석유매장량 세계 6위인 UAE 유전개발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2000년대 들어 유가는 600%나 상승했다. 최근 이란 핵개발 논란으로 위기가 고조되자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은 국가 안위와 직결된다.

호재는 석유개발뿐만이 아니다. 지금 중동에는 장기간 고유가로 오일달러가 넘쳐난다. 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3국의 국가 혁신 프로젝트 예산이 6000억달러에 이른다. ‘포스트 오일’ 즉, 석유산업 시대 이후를 대비한 혁신도시, 원전, 첨단 담수설비 등은 물론이고 환경 인프라, 정보기술(IT), 의료, 관광 등으로까지 국가 차원의 산업다변화 열풍이 거세다. 우리가 경쟁력을 갖춘 충분히 승산 있는 분야다.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는 관련 인프라에 170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유독 우리와 특수관계인 터키 건설업체를 선호한다고 한다. 우리의 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기술과 터키의 강점인 토목기술을 접목, 공동 진출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70, 80년대 1차 중동 붐 당시 열사의 땅 오지에서 피땀 흘렸던 억척의 투혼이 아쉽다. 중동 지역전문가는 여전히 태부족이다. 과거 사막에 기반조성을 도맡고도 이후 지역전문가들을 앞세운 프랑스와 일본의 전략적 접근에 밀렸던 경험이 있다. 중동권이 다시 우리를 선호한다 해서 자만은 금물이다. 대기업과 전문중소기업의 결합, 파견근로자에 대한 병역 및 세제 혜택 등을 적극 검토하는 것이 우선이다. 중동 진출 경험이 있는 이 대통령이 직접 챙길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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