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링에 대한 관심
크게 높아진 것 고무적
좋은 멘토를 만나려면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참된 자아 정체성을 고민해야 할 때 ‘스펙 쌓기’ 하느라 청춘의 정신과 마음은 메말라 가고 있다. 청춘의 목마름에 관심의 물을 주고, 삶의 지혜를 나누어 줄 멘토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다.” 최근 ‘청춘을 디자인하다’라는 책을 낸 부부 멘토 이승한 회장과 엄정희 교수의 말이다. 이들은 한국장학재단의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대학생 멘티들과 겪은 멘토링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어린이재단이 16개 시ㆍ도 초등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고민이 있을 경우 의논할 대상이 누구인지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부모라는 대답이 25%, 친구가 18%, 조부모가 11%, 형제자매가 9%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의논할 상대가 아무도 없다는 응답이 17.9%나 됐고, 교사나 사회복지사에게 상담한다는 응답은 각각 3.6%와 3.3%에 불과했다. 학교나 사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청년실업 증가, 한 자녀 가정과 다문화 가정의 증가, 사회 양극화로 학교 교육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학생들은 입시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빈곤 및 결손가정 청소년, 학교부적응 청소년, 가출 청소년, 탈북 청소년, 외국노동자 자녀 등 사회적·경제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여러 유형의 청소년들이 나타난다. 과연 어떻게 이들을 미래를 짊어지고 갈 인재로 길러낼 것인가.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밖에 없으며, 멘토링 프로그램은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멘토링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져 고무적이다. 많은 기업과 금융기관, 대학들이 인재 양성과 재능기부 차원에서 멘토링 사업을 경쟁적으로 시행하고 있고, 전국경제인연합회나 각급 학교동창회 등 여러 단체들도 이 사업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멘토링 사업도 늘고 있다. 어린이재단의 ‘또띠’ 프로그램, 금년 초 문을 연 무료 상담 사이트 ‘시니어멘토’가 좋은 예다.
멘토링 대상도 학생, 취업희망자, 신입사원에서 다문화 가족,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으로 다양하다. 지난 3월에는 35개국에서 온 유학생 46명을 대상으로 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국내 한 대학에서 개최돼 관심을 모았다. 멘토링 주관 단체와 프로그램이 다양해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초중고생 대상 청소년 멘토링을 확산시켜 나가려면 국가나 사회적으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청소년 멘토링은 청소년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고, 유능하고 책임 있는 성인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목적이 있다. 지방정부나 사회단체, 학교가 사업을 주관하고, 국가나 기업이 이를 적극 후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특별지원이 필요한 청소년의 경우 오히려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적다. 그들을 멘티로 참여케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
끝으로, 멘토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대방을 존경하고, 그들의 지혜와 통찰력을 구하는 겸손한 마음이 없으면 효과적인 멘토링은 이뤄지지 못한다. 한 자녀 가정에서 칭찬만 듣고 자란 아이가 다른 사람을 멘토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도 그 때문이다. 훌륭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좋은 멘토를 많이 만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경책이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