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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노인연령 조정보다 더 급한 건 일자리
현재 65세인 ‘노인 연령’ 기준을 70세나 75세로 올리는 방안에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 속도가 워낙 빨라 이대로 가다가는 늘어나는 노인 복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게 그 출발점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져 2050년이면 전체 인구 가운데 노인 비율이 3분의 1에 이를 정도라 연령을 높이고 관련 복지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찬성 측 논리다. 반면 가뜩이나 은퇴 빈곤층이 늘어나 노인 복지를 확대해도 모자라는 판에 되레 줄이는 것은 시대 흐름의 역행이라는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노인 연령 조정은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65세를 노인으로 규정하기 이른 나이인 것은 사실이다. 이전에 비해 의학이 발달하고 의료 접근성이 크게 확대된 데다 건강에 대한 인식 확산으로 그 정도 나이대는 노인으로 부르기 민망할 정도다. 실제 84%의 노인들이 적어도 70세는 넘어야 노인 축에 든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그보다도 65세 정도면 당사자가 스스로 노인이라고 규정하기를 거부한다. 노인 연령의 적절한 상향은 불가피한 방향이다.

문제는 노인의 법적 연령 기준 조정이 아니다. 노인들이 경제ㆍ사회적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그렇지 않아도 저출산으로 2017년이면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기 시작해 2030년에 들면 극심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의 노인 부양 비율도 같이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그 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것이다. 등골이 휘게 된 젊은이들의 불만이 세대간 갈등으로 확산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노인들에게 적절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최대 복지이고, 사회 통합과 국민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고용정책의 혁신적 변화가 시급하다. 임금피크제, 정년 연장 또는 폐지, 퇴직 후 재고용 등 실효성 있는 고용 연장 방안을 강구하라는 것이다. 자신이 평생 해왔던 일을 계속하게 된다면 설령 임금이 반 또는 그 이하로 줄어든다 해도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기업 입장에도 잘 활용하면 낮은 임금에 양질의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다만 전제돼야 할 것은 고용의 유연성과 노동생산성의 유지다. 그 판단은 전적으로 해당 기업에 맡겨야 한다. 기업들에 마냥 ‘사회사업’을 요구할 수는 없다.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정부와 기업, 기업과 노동계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면 해법 찾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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