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 |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진행한 출판업계와 현장 간담회에서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가 불참해 주목된다. 유 장관이 갈등의 당사자인 출협 없이 출판 현장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해를 넘긴 출판계와의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4일 서울 종로구 소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저작권보호원과 함께 한국출판인회의,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한국학술출판협회, 한국대학출판협회,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등 주요 출판 관련 단체장들을 만나 출판계 현안을 논의했다.
유 장관은 이번 간담회에서 ▷불법복제 확산에 따른 도서 저작권 보호 강화 ▷세종도서 사업 개편 ▷ 독서 진흥 ▷도서 해외수출사업 개편 등 출판업계의 현안에 대해 업계 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유인촌 장관은 간담회에서 “초임 장관 시절부터 문화의 범주가 한정적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판을 문화의 범주에 넣어 산업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올해 4~5월이면 벌써 내년 예산을 위한 준비가 마무리되는 시점이기에 오늘 각 단체 대표분들이 많은 의견을 주시면 내년 예산에 잘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소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저작권보호원과 함께 주요 출판 관련 단체장들을 만나 출판계 현안을 논의하고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출판을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유 장관의 의지와 달리 정부는 올해 독서, 출판, 서점, 도서관 등에 집행되던 정부 예산이 삭감돼 업계의 반발을 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들 역시 제고를 정책 촉구했다.
실제로 지난해 약 60억원이 지원된 '국민독서문화증진' 사업과 6억5000만원이 지원된 '지역서점 문화활동 지원' 사업이 폐지됐다. 대신 독서 분야에서 '장애인 전자책 접근성 제고'(12억원) 사업을, 서점과 관련해선 '디지털 도서물류 지원'(12억5000만원)과 '지역서점 상생협력 프로그램'(2억원) 등을 신규 사업으로 조성했다. 일부 예산은 '지역문화사회 기반 책읽기 수요 창출'(10억원) 등으로 예산 내역을 이동했다.
또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지난해 13억원)과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지난해 7억원) 사업은 올해 '중소출판사 성장도약 지원사업'으로 통폐합해 10억 원을 증액한 30억 원으로 마련했다. 하지만 총액으로 따지면 관련 예산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출판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출협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출협은 업계를 대표해 서울국제도서전과 해외도서전의 주빈국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유 장관의 말처럼 출판을 산업적으로 키우려면 출협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부는 아직도 꼬인 매듭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이에 출협은 이날 간담회에 불참하며 항의의 뜻을 전했다.
출협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유 장관 임명 직후 면담을 요청해 출판계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다”며 “(출협과 갈등이) 지난 장관이 벌인 일이고, (서울국제도서전 수익금 정산 의혹) 수사는 경찰청의 일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만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체부 관계자는 “한달 전에 출협 측에 간담회 일정을 알리면서 참석을 요청했지만, 행사 전날 불참을 통보받았다”며 “출협의 불참으로 전체 행사를 취소하기는 어려워 예정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