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독서율 역대 최저 수준
“50%까지 올리겠다” 계획 발표
[문체부 제공] |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우리나라 성인의 10명 중 6명이 일 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8일 발표한 2023년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의 종합독서율(일반 도서를 단 한 권이라도 읽거나 들은 사람)은 43%로 집계됐다. 2년 전에 비해 4.5%포인트 줄어든 수치이자 1994년 독서 실태조사를 실시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종합 독서량 역시 3.9권으로 0.6권 줄었다. 성인 1명이 일 년에 읽는 독서량이 4권 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면 학생들의 독서량은 늘었다. 초·중·고교 학생의 종합독서율은 95.8%로 같은 기간 4.4%포인트 증가했다. 종합독서량 역시 1.6권 늘어난 36권으로 집계됐다.
학생 독서율을 매체별로 살펴보면, 종이책은 93.1%, 전자책은 51.9%로 2년 전에 비해 각각 5.7%포인트, 2.8%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성인의 경우, 종이책은 32.3%로 소폭 감소한 반면 전자책은 19.4%로 소폭 늘었다. 특히, 20대의 전자책 독서율이 7.8%포인트 급증한 58.3%로 집계되며 가장 큰 증가폭을 자랑했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독서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를 묻자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응답률 24.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책 이외 매체(스마트폰/텔레비전/영화/게임 등)를 이용해서’(23.4%)가 그 뒤를 이었다.
학생들 역시 독서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31.2%)가 1위를 차지했고, ‘책 이외의 매체를 이용해서’(20.6%)가 뒤를 이었다.
고령층과 청년,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독서율 격차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종합독서율은 15.7%인 반면 20대 독서율은 74.5%에 달했다.
월 평균 소득 200만 원 이하의 저소득층의 독서율 역시 9.8%로 월 평균 소득 5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층의 독서율인 54.7%과 큰 차이를 보였다.
성인들은 독서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마음의 성장(위로)(24.6%)’를 가장 많이 꼽았고, ‘책 읽는 것이 재미있어서(22.5%)’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학생들은 독서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학업에 필요해서’(29.4%)’를 가장 많이 꼽았고, ‘책 읽는 것이 재미있어서(27.3%)’가 뒤를 이었다.
매체 환경의 변화로 인해 ‘독서’의 범위에 대한 인식도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독서의 범위에 포함하는 항목(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 웹소설)을 제외하면, 성인의 경우 독서에 해당한다고 응답한 주요 항목으로 ‘종이신문 읽기’(30.7%)와 ‘만화책 보기/읽기(27.1%)’를 선택했다.
학생의 경우 ‘만화책 읽기’(49.6%), ‘종이신문 읽기’(36.7%) 순으로 독서의 범위로 인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4일~11월 10일 전국 성인 5000명과 초등학생(4학년 이상) 및 중・고등학생 24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국민 독서실태 조사는 격년 단위로 이뤄진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 |
문체부는 이번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4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성인의 독서율을 향후 4년에 걸쳐 43%에서 50%으로 높이고, 독서량 역시 3.9권에서 7.5권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업무, 육아, 가사 등으로 비(非)독자가 된 ‘상황 기반 비독자’를 위해 독서 경영 우수직장 인증과 기업-도서관 연결, 공동보육 기반 독서 기반시설과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했다.
독서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해 비독자가 된 ‘의지 기반 비독자’를 위해선 실용형 독서모임 등 다양한 매개 활동을 지원하고 독서가 가져다주는 보상(학업성취도, 국가경쟁력 등)에 대해 실증할 계획이다.
난독과 집중력 부족 등으로 비독자가 된 ‘환경 기반 비독자’를 위해선 짧은 글, 첨단기술(VR, AR 등) 활용 전자책 등 긴 글 읽기를 보완·대체하는 콘텐츠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민들의 전반적인 독서습관 형성을 위해 부모 대상 독서교육 자료를 개발·보급하고, 가족 단위 독서프로그램과 독서 이력관리를 지원하기로 했다.
관계기관과 협의해 보육·교육기관에 독서매개인력(이야기 할머니 등)을 파견하거나 ‘늘봄학교’에 공공도서관·지역서점 연계 독서문화프로그램 도입도 검토할 방침이다.
국민들이 다양한 장소, 상황에서 독서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독서기반도 강화한다. 공공시설에 전자책 이용을 위한 정보무늬(QR코드를) 설치하고, 도서관 부족 지역 위주로 가상도서관 설치,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도서대출 연계 서비스 고도화, 특화도서관 확대, 지역서점 활성화 등을 지원한다.
또한 정부와 공공기관, 출판계, 국민 등 민관을 아우르는 출판문화 진흥 협력체계(거버넌스)를 구축해 활성화하기로 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독서율의 하락 추세를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독서·인문·문학·도서관 정책 간 연계, 타 부처(기관)와의 협력, 민간과의 소통 강화 등 향후 독서문화를 진흥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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