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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부터 평창까지…시원한 ‘여름 클래식 축제’의 향연
12일 고잉홈 시작으로 9월 초까지
세계 무대 활약하는 한국인 음악가부터
세계적인 음악가들 협연 무대도 선보여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음악가와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다양한 국적의 음악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오케스트라 고잉홈프로젝트 [고잉홈프로젝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서울부터 평창까지, 한여름의 더위를 씻어줄 클래식 축제가 찾아온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주축으로 국적을 초월한 연주자들이 ‘음악의 집’(고잉홈프로젝트)을 찾아 날아오고, 올해로 21주년을 맞는 전통의 클래식 음악 축제 ‘평창대관령음악제’도 관객 맞이 준비를 마쳤다, ‘지금, 여기’의 음악을 들려주는 ‘힉엣눙크!뮤직 페스티벌’도 클래식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음악의 집’으로 모인 고잉홈프로젝트의 모험

전 세계 유수 악단에서 활동하는 한국의 음악가들,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서로 다른 국적의 음악가들이 또 다시 한 자리에 모인다. 단 한 번도 쉬운 길을 가지 않았던 고잉홈프로젝트는 또 한 번의 모험을 시작한다.

창단 3년차를 맞은 고잉홈프로젝트는 베토벤 전곡 시리즈(7월 12, 14일, 8월 13, 16일, 예술의전당)로 클래식 팬들과 만난다.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레오노레 서곡으로 문을 연다. 이날을 교향곡 4번과 베토벤 전곡 시리즈 중 유일하게 협연자가 출연하는 삼중 협주곡이 연주된다.

올해 고잉홈프로젝트 무대는 프로젝트의 주축인 손열음(피아노), 스베틀린 루세브(바이올린), 김두민(첼로) 등 세 명의 공연으로 시작한다. 고잉홈프로젝트 측은 “세 명의 솔리스트의 협연을 통해 고잉홈프로젝트의 설립과 존재 목적인 ‘함께하는 가치’를 알리며 시리즈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0회 평창대관령음악제’ 기자간담회에서 양성원 음악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이어 7월 14일에는 5번 교향곡 ‘운명’, 8월 13일에는 6번 교향곡 ‘전원’, 8월 16일에는 교향곡 7번과 8번을 차례로 연주한다. 흔히 연주되지 않는 레오노레 서곡 1번과 2번, 슈테판 왕 서곡, 아테네의 폐허 서곡, 명명축일 서곡도 들을 수 있다.

고잉홈프로젝트는 전 세계 음악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오케스트라로, 클래식 음악계의 어벤저스라 할만하다. 리더 스베틀린 루세브를 비롯해 첼리스트 김두민(독일 뒤셀도르프 오케스트라 종신 수석 역임), 플루티스트 조성현(독일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종신 수석 역임),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종신 수석 역임) 등이 함께 한다. 수석 오보이스트 파비엔 투앙은 8월 공연에서 이탈리아 최초의 관현악 전문 오케스트라이자 110년 전통을 자랑하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수석도 함께 한다.

‘여름 클래식 강자’ 평창대관령음악제도 출격

여름을 대표하는 클래식 축제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올해 베토벤으로 돌아온다. 베토벤의 주요 작품과 베토벤과 영향을 주고 받은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브람스, 슈베르트와 같은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선정해 ‘전통의 강호’다운 축제를 시작한다. 주제는 ‘루트비히(Ludwig!)’다.

2004년 시작해 올해로 20회를 맞는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오는 24일 첼리스트 미클로시 페레니와 KBS교향악단의 하이든 첼로 협주곡 D장조로 문을 연다.

이번 축제의 프로그램과 출연진 라인업이 알차다. 서울모테트합창단과 원주시립합창단은 베토벤의 합창을 선보이고 소프라노 이명주, 테너 국윤종, 바리톤 김기훈은 프랑스 출신 지휘자 아드리앙 페뤼숑이 이끄는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함께 오페라 ‘피델리오’(7월 30일)를 들려준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음악가와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다양한 국적의 음악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오케스트라 고잉홈프로젝트 [고잉홈프로젝트 제공]

축제 기간 실내악팀 ‘평창 드림팀’의 공연도 열린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이지윤, 비올리스트 홍 웨이 황, 첼리스트 이정현,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등이 오는 25일과 내달 1일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첼리스트인 양성원 음악감독은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음악적 대가들, 세계 콩쿠르에서 우승한 신예들의 시너지를 한 무대에 세우고 영감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음악가들만 모이는 축제가 아니라 음악을 통해 인류, 문화, 예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축제로 만들며 10년, 20년, 뿌리를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8월에 만나는 ‘지금, 여기’의 음악들

‘지금, 여기’의 음악 축제 역시 올 여름 가세한다. 창단 30주년을 맞은 세종솔로이스츠의 음악 축제 ‘학엣눙크!뮤직 페스티벌’이다. 영어로 ‘히어 앤드 나우(Here and Now)’라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 ‘힉엣눙크’를 이름으로 삼은 이 축제는 의미 그대로 동시대 음악을 담아낸다. 전통의 클래식부터 ‘살아있는 작곡가’들의 음악까지 들려준다.

올해로 일곱 번째 축제를 맞은 ‘힉엣눙크!’는 다음 달 16일부터 9월 2일까지 관객과 만난다. 주목할 무대는 ‘세종솔로이스츠와 포 콘서트마스터즈’(8월 24일)다. 지난 30년간 세종솔로이스츠가 배출한 9명의 명문 오케스트라의 악장 (concertmaster) 중 네 명이 한 무대에 선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악장 데이비드 챈, 뉴욕 필하모닉의 악장 프랭크 황, 몬트리올 심포니의 악장인 앤드류 완, 함부르크 필하모닉의 악장 다니엘 조 등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작곡가 김택수에게 위촉한 신곡 ‘위드/아웃(with/out)(네 대의 바이올린과 타악기를 위한 협주곡)’을 세종솔로이스츠와 연주한다. ‘고독한 군중’, ‘운명 공동체’라는 주제의 이 작품은 지난 5월 뉴욕 카네기홀에서 세계 초연됐다. 이번 한국 무대는 아시아 초연이다. 이 곡과 함께 토드 마코버에게 위촉한 ‘플로우 심포니’도 들려준다.

세종솔로이스츠 출신 명문 오케스트라 악장인 프랭크 황, 다니엘 조, 데이비드 챈, 앤드류 완(왼쪽부터). [세종솔로이스츠 제공]

스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6)도 이번 축제에 함께 한다. 용재 오닐는 세종솔로이스츠와 깊은 인연을 자랑한다. 용재 오닐이 세종솔로이스츠의 단원으로 7년간 활동했고, 그의 예명인 ‘용재’는 세종솔로이스츠를 탄생시킨 강효 교수가 지어줬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미국 작곡가 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 협주곡을 연주한다. 용재 오닐이 지난 2021년 제63회 그래미어워드에서 ‘최고의 클래식 기악 독주’ 부문을 수상하게 한 작품이다. 바이올리니스트 풀 황(8월 30일), 비올리스트 이해수(8월 31일) 등도 이번 축제에 함께 한다.

예술의전당은 같은 달 6∼11일까지 전 세계 유수 음악가들과 함께 국제음악제를 연다. 당초 ‘여름음악축제’로 불렀으나, 올 들어 처음으로 이름을 바꾸며 세계적인 음악가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개막 공연의 주인공은 네덜란드의 클래식 듀오인 루카스 유센, 아르투르 유센 형제다. 그들은 단 에팅거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닉 총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SAC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함께 풀랑크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D단조’를 들려준다.

이와 함께 영국 피아니스트로 리즈 국제피아노콩쿠르의 심사위원장인 이모젠 쿠퍼는 베토벤의 말기 피아노 소나타 30·31·32번을 들려준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테너 백석종,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의 리사이틀도 이 음악제에서 만날 수 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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