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대통령 공권력 동원해 불교 억압”
기독교 개입 추정…범불교 종단 협력
한국불교태고종 제28대 총무원장 상진스님이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태고종 법륜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한국불교태고종이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승만기념관 건립과 관련, 송현광장은 물론 그 어디에 세운다고 해도 건립 자체를 해선 안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은 12일 서울 종로구 소재 법륜사 대웅보전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승만기념관 건립은 불교 역사의 왜곡을 넘어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송현녹지광장에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는 방안에 대해 “이승만 전 대통령은 정교분리라는 헌법 정신을 무시하고, 7차에 걸친 유시 발표를 통해 불교계에 법난을 촉발했다”며 “이로 인해 한국불교는 극심한 분열과 갈등으로 내몰려 오랜 내홍의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고 불교계와 이 전 대통령과의 악연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 목적과 특정 종교의 교세 확장을 위해 국가권력을 동원해 불교를 억압함으로써 친일불교 청산과 근대불교의 새로운 태동을 위한 한국불교의 자정 노력을 무산시켰다"며 이승만기념관 건립 추진 계획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진스님은 또 "우리가 볼 때는 (당시 이 전 대통령의 불교 탄압에) 기독교가 개입돼 있다"며 “종단 내부적으로 종교편향불교유린특별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불교계 여러 종단과 함께 결연한 반대 운동을 펼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이어 “건립 계획을 계속 추진될 경우 '한국불교태고종 종교편향불교유린특별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조계종은 물론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등과 협조해 전 불교도가 반대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최근 종단협의회 회장단 오찬 모임에서 종단이 모두 함께 하겠다는 뜻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태고종 종교편향특위 위원장인 재홍 스님도 “종교 편향적인 이승만 대통령의 기념관이 최대 피해자인 종단 태고종 정문 앞에 있는 송현공원에 세워지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4월 태고종 총무원장에 선출된 상진 스님은 불교문화사업단을 총무원장 직속으로 두고 문화재를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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