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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수미 이름 건 첫 콩쿠르에 韓 테너 이기업 3위…“빅시스터처럼 도울 것”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의 이름을 딴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의 한국인 테너 이기업(31)이 3위를 차지했다.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라페르테앵보 성에서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결승전이 열렸다.

전 세계 47개국에서 500명이 지원한 이번 콩쿠르에선 예선을 거쳐 24명이 본선에 올랐고, 진출자들은 지난 7일부터 라페르테앵보 성에 모여 준결승을 치렀다. 최종 11명이 결승에 오른 대회에선 1등은 중국 바리톤 지하오 리(22), 2등은 루마니아의 제오르제 이오누트 비르반(29) 테너가 차지했다.

경희대 성악과를 나온 이씨는 벨기에 겐트 국제오페라 아카데미, 파리 국립오페라 아카데미를 거쳐 현재 파리에서 활동 중인 이기업은 “조수미 선생님의 첫 콩쿠르에 참여해 상도 받게 돼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며 “사실 상을 받을 생각은 안 했고 실수하지 말고 준비한 대로만 하자는 걸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쌓아온 커리어 덕분에 저희가 계속 노래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선생님 이름으로 된 콩쿠르에서 큰 상을 받았으니 앞으로 열심히 해서 좋은 커리어를 쌓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1등을 한 지하오 리는 “제겐 아주 큰 도전이었는데 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며 “이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니까, 긴 커리어를 쌓아서 아주 큰 오페라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비르반은 “제게 성악가 조수미는 전설”이라며 “첫 번째 대회의 우승자 중 한 명이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제 인생에서 받은 최고의 상 중 하나”라고 벅찬 심경을 전했다.

1등은 5만 유로(약 7500만원), 2등은 2만 유로(약 3000만원), 3등은 1만 유로(약 15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이들 외에 두 명의 프랑스 소프라노가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조수미 [연합]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조수미는 “다들 너무 수준이 높아서 심사를 어떻게 할지 너무 걱정됐다”며 “이 친구들이 제게 하나같이 ‘엄청난 경험을 했고 많이 배웠다’고 하는데, 제가 듣고 싶었던 말”이라며 “비록 수상하지 못했더라도 여기에서 배운 경험, 느낌 이 모든 게 앞으로 그들의 커리어나 살아가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에서 우승한 성악가들에겐 물심양면 지원한다. 1등은 5만 유로(약 7500만원), 2등은 2만 유로(약 3000만원), 3등은 1만 유로(약 15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조수미는 “우승자들이 바로 캐스팅될 수 있게 도와주고, 음반도 만들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콩쿠르로 끝이 아니라 빅시스터처럼 도와주려 한다”고 말했다.

우승자들은 조수미의 국제 콘서트에 특별 게스트로 초대돼 함께 공연할 기회도 얻는다. 2026년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는 만큼 그에 맞춰 우승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도 고민할 계획이다. 다음 대회가 바로 2년 뒤인 2026년에 열린다.

조수미는 “2년 뒤엔 더 많은 참가자가 오고 더 높은 수준의 콩쿠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가 지구상에서 사라지더라도 이 콩쿠르가 영원히 이어져서 세계적으로 젊은 성악가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는 공로를 인정받고 사랑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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