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걸리더라도 주민투표 거쳐야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경북도의회 제공]
[헤럴드경제(대구)=김병진 기자]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은 31일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주진하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그직을 걸어라"고 요구했다.
박 의장은 이날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129회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히고 "간절함, 애틋함, 진실함이 동반된다면 시·도지사직을 걸라"며 "정치적 생명을 걸고 행정통합이 부결되면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관련해 두 분(홍준표 대구시장·이철우 경북지사)은 과연 경북도민, 대구시민의 공감대를 형성했냐고 물어보면 그 절차에 대해 명확히 답변을 못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대구시장, 경북지사, 행정안전부 장관, 지방시대위원장이 앉아서 (행정통합) 로드맵을 그리는 방식으로 (추진 계획이) 발표됐다"며 "시·도민 대표 기관인 의회의 의장은 배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묻는 주민투표는 막대한 예산이 들기 때문에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시·도민 의견을 묻는 주민투표를 해야 정당성이 확보된다"며 "시스템상으로 어렵지도 않다"고 했다.
박 의장은 또 "만약 주민투표가 부결됐을 때 이걸 강행한 정치권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직을 걸어야 한다"며 "시도민이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면 누군가 책임져야 될 거 아니냐"고 했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을 놓고 시장직을 걸고 신뢰 때문에 직을 던진 뒤 11년 뒤에 서울시장으로 복귀했다"며 "(홍 시장과 이 지사는) 그 정도 결기가 없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시가 통합에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경북 북부 지역의 발전 방안으로 카지노 설립 등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느닷없이 대구시에서 경북 북부권 발전 로드맵을 그려왔다. 자존감이 무너진 것 같다"며 "우리 살림살이를 누군가가 그림 그린다는 게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문경 카지노 설립을 얘기하는데 TK행정통합보다 카지노 인허가 과정이 더 힘들 것"이라며 "대통령이 발표해도 믿을까 말까 하는 공약"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정치인의 말의 무게에 대해서 박 의장은 "저도 의장이고 5선을 했다. 정치를 하면서 참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말이더라. 말은 바위보다도 더 무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권력의 쓰임은 사실 깃털처럼 가벼워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 우리 정치구조는 말은 깃털보다 가볍고 권력은 얼마나 강하게 쓰는지 바위덩어리보다 더 무겁다"며 설명했다.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은 마지막으로 홍 시장과 이 지사의 행정통합 속도전을 하는 이유에 대해 "시·도의회에서 (합의안을) 의결해주고 국회에서 관련 특별법을 통과시킨다는 건데 야당 동의 없이 통과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굳이 2026년까지 행정통합을 꼭 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어디서 나왔냐"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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