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 유니폼에 한글이 새겨진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2024 파리올림픽에서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3관왕에 오른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27·미국)가 한글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바일스는 지난 5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기계체조 여자 평균대 결선에서 연기 도중 떨어져 5위를 기록했다.

이후 다른 선수들의 연기를 지켜보며 최종 순위 발표를 기다리던 바일스가 중계 화면에 잡혔는데, 아쉬워하는 그의 표정 뒤로 한글이 적힌 유니폼이 눈길을 끌었다.

바일스는 경기복 위에 미국을 뜻하는 USA 글자와 나이키 로고가 그려진 대표팀 유니폼(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는데, 트레이닝 깃 안쪽에 '누구든, 모두가'라는 한글이 적혀 있었다.

이 한글을 바일스가 직접 새긴 것인지, 모든 미국 대표팀 유니폼에 새겨져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누리꾼들은 그가 올림픽 정신을 한글로 새겨 넣은 것이 아니냐고 추측했다. 일부에서 단순히 디자인용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누리꾼들은 "그래도 외국 선수가 한글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눈이 간다", "올림픽 중계화면에 한글 옷이 비치니 반갑다" 등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5일 시몬 바일스(왼쪽)가 금메달을 차지한 레베카 안드라드(브라질)를 위해 같은 팀 동료 조던 차일스와 함께 2, 3위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AFP]

한편 바일스는 같은날 열린 기계체조 여자 마루운동 결선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를 향해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쳐 세계인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바일스는 자신을 0.033점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건 레베카 안드라드(브라질)를 위해 3위를 한 같은 팀 동료 조던 차일스(미국·13.766점)와 2, 3위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인 뒤 양손을 앞으로 뻗어 우승자에게 존경심을 표하는 특급 세리머니를 펼쳤다.

양손을 번쩍 들고 기뻐하던 안드라드는 바일스와 차일스가 펼친 뜻밖의 세리머니에 함박웃음을 지었고, 이를 지켜본 관중과 세계도 열광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바일스는 인터뷰에서 이 세리머니에 대해 "흑인 선수가 모두 시상대에 올랐다는 게 엄청나게 즐거웠다"라며 "차일스가 제게 '우리가 고개를 숙이는 게 어떨까?'라고 말해서 '물론이지!'라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바일스와 차일스의 세리머니에 안드라드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제게 이런 행동을 보여줬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며 기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