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국가안보협정 채택 제안” 답변보내
미국 정부가 자국의 철강 공급에 타격을 가해 국가 안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지난달 31일 일본제철에 17쪽 짜리 서한을 보내 US스틸 매각이 교통, 건설, 농업 프로젝트에 필요한 철강 공급에 해를 미침으로서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CFIUS는 서한에서 일본제철이 US스틸의 모회사가 되면 US스틸이 철강 수입업자에 대한 관세 부과를 추진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CFIUS는 “무역 관련 결정에서 US스틸은 일본제철의 상업적 이익과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전세계 철강의 약 54%를 생산하는 최대 수출국이라는 2022년 데이터를 인용하며 “US스틸은 외국산 수입품에 대한 무역 구제를 적극적으로 청원해 왔지만, 일본제철은 때때로 미국의 구제 노력에 반대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CFIUS는 일본제철의 인도 내에서 성장하는 입지를 위험으로 간주했다. 인도에서의 생산 비용이 미국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다. 일본제철은 2019년 아르셀로미탈과 합작으로 인도 에사르 스틸을 인수해 AM/NS를 설립했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등 대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해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일본제철은 100쪽 분량의 답변서를 CFIUS에 보내 구속력 있는 ‘국가 안보 협정’을 채택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제철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우리(일본제철)가 인수하지 않으면 가동이 중단됐을 US스틸 시설을 유지하고 증대시킬 것을 확실히 보장한다”며 “생산 능력을 줄이려는 경우에는 독립적인 미국 시민 이사들로 구성된 US스틸 이사회에서 과반의 승인을 받겠다”고 말했다.
또 “US스틸의 생산 능력이나 일자리를 미국 외부로 이전하지 않을 것이며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미국 법에 따라 무역 조치를 취하는 것을 포함해 US스틸의 무역 관련 결정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일본제철은 딕 게퍼트 전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고용해 US스틸 노조와의 합의 시도를 지원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미국 정부의 안보 우려에 대해 기업과 업계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사라 바우얼 댄즈먼 인디애나대 교수는 “CFIUS가 국가 안보 위험에 대한 정의를 상당히 확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철강 생산 능력 회복이 국익에 부합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주요 동맹국에 본사를 둔 회사의 소유권이 이를 근본적으로 어떻게 위협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정목희 기자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