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미국 투자' 의제에 대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러시아 등과의 경쟁에 맞서기 위해 국부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달립 싱 국제경제 담당 부보좌관 등 백악관 고위직들이 최근 수개월 동안 국부펀드 설립 계획을 ‘조용히’ 마련해왔으며, 계획 내용을 담은 문서도 배포됐다고 전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FT에 “기금 구조와 자금조달 모델, 투자전략은 아직 활발하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정부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충분히 진지하게” 설립이 추진되고 있으며, “다음 단계에서는 의회와 민간부문의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부펀드는 국가 재산 증식을 위해 정부가 소유하고 투자하는 기금을 의미한다.
미국은 그동안 국부펀드가 글로벌 무역과 투자를 왜곡하고 불공정 경쟁에 해당한다는 입장으로, 세계 각국에서 설립되는 국부펀드에 경계를 보여왔다
그러나 국부펀드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 변화는 최근 중국, 러시아와의 경쟁이 격화하고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세계 경제에 대한 미국의 접근방식이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FT는 분석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미국이 경쟁적인 지정학적 환경에서 우위를 점하고 전략적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필요한 “안정적이고 유연한 자본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국부펀드 설립 노력의 전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부펀드를 통해 공급망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중국과 같은 “라이벌과 경쟁하기 위해 더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기업” 중 유동성은 부족하나 지급 능력이 있는 업체들을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FT는 미국 국부펀드가 특수 선박 제조, 핵융합, 핵심 광물 비축 등 진입장벽이 높은 부문을 투자 대상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국부펀드 설립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들고 나온 의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뉴욕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국부펀드 설립 아이디어를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최첨단 제조 허브, 첨단 방위 역량, 최첨단 의료 연구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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