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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스든 트럼프든 결론은 ‘미국 우선주의’ [트럼프 vs 해리스 비교]
방법론 다르지만 ‘미국 우선주의’ 강화
동맹, 해리스는 수단 vs 트럼프는 걸림돌
‘美 산업 우선’ 외치지만 전략은 정반대
전문가 “韓 두 캠프 모두에 외교력 발휘해야”
10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대선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AP]
10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대선 TV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빛나·김영철·정목희 기자] “어느 쪽이 당선되든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강해집니다. 한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 한다면 국익을 침해 당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미국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첫 TV토론을 통해 주요 정책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토론 직후 해리스 캠프에 4300만달러(약 576억원)의 후원금이 쏟아지며 ‘해리스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트럼프의 지지층이 워낙 굳건해 박빙 레이스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하다. 11일 헤럴드경제가 인터뷰한 국내 외교·경제 전문가들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로 상반된 공약을 펼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론적으론 둘 다 미국 우선주의를 지향한다고 진단했다. 누가 당선되는 지에 따라 정책이 180도 달라지겠지만 미국의 이익 추구가 기본이라는 얘기다.

동맹에 대한 동상이몽...해리스 ‘수단’ vs 트럼프 ‘걸림돌’=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은 ‘동맹을 통한 미국 이익을 증진’한다는 원칙에 따라 외교·안보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국을 걸림돌로 여기며 이해타산적으로 접근한다. 동맹국에게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며 책임 분담을 강조하는 게 대표적 예다.

트럼프는 ‘2024 공화당 강령-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집권 시 “미국의 군사력을 재건하고 현대화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 유지를 목표”로 한다고 명시했다. 이러한 안보 강화는 “불법 이민 통제와 국경 보안 강화, 중국 및 북한과 같은 적대국에 대한 대응”을 내포한다.

반면 ‘2024 민주당 강령’에는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개선해 평화를 이루겠다는 입장이 담겼다. 민주당 강령은 한국과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동맹국, 특히 한국의 편에 섰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NBC방송은 “공화당은 동맹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지만 민주당 강령은 총 92쪽 가운데 14쪽을 외교 정책에 할애하고 있다”며 “유럽, 중동, 중국, 아프리카, 인도·태평양 지역 등 전세계 지역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했다”고 평가했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후보는 일방주의적 접근, 해리스 후보는 동맹을 활용하는 접근 등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포틀랜드의 원 롱펠로우 광장에서 시민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TV토론을 시청하고 있다. [AP]

▶무역, 산업 육성 정반대지만…공통분모는 보호무역=이러한 입장 차는 무역과 산업 육성 측면에서도 드러난다. 민주당은 강령에 “동맹국 간 협력이 미국 노동자와 기업에 모두 이익이 되도록 ‘공정 무역’을 실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공화당은 “공격적인 무역 정책을 지지하며, 무역 협정을 재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강구상 KIEP 북미유럽팀 연구팀장은 “세부 접근 방식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다자 무역 혹은 더 작은 소(小)다자 무역을 추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양자적이고 일방적인 관세 조치 위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 연구위원은 “큰 틀에서 보면 두 후보 모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중 정책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할 경우 대중국 정책에 집중할 것을 예고했다. 모든 수입품에 최대 20% 관세를 매기고, 중국산에는 이보다 높은 최소 6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2기에는 미·중 경쟁을 ‘관리’가 아닌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게임으로 인식하며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정부 정책을 잇는 해리스 부통령도 트럼프 정권보다는 유화적으로 보이지만 맥락은 같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의 대중국 전략을 디커플링(탈동조화)으로 접근해 외교적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중국의 불공정 관행을 잡겠다며 중국 표적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해리스의 ‘우클릭’으로 국경 보안 강화 예고=이민 정책과 관련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미국을 위해 국경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정부가 올해 초 ‘초당적 국경 보안 법안’을 촉구한 것처럼 해리스 부통령도 국경 보안 법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해당 법안에는 하루에 지정된 인원보다 국경을 통과하는 사람이 늘어날 경우 국경을 폐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민자 2세 출신인 해리스가 이 같은 입장을 낸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재임 당시 ‘국경 장벽’을 세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자에 초강경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민자는 테러리스트”라고 공격한 트럼프는 남부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고, 불법 이민자를 대대적으로 추방하며,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자격 기반 이민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다만 해리스와 민주당은 국경을 강화하는 대신 합법적인 이민 경로를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해리스 캠프가 공개한 정책 설명안 ‘새로운 앞길(A New Way Forward)’은 “우리의 이민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강력한 국경 보안과 시민권 획득 경로를 포함한 포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낙태, 기후위기 및 에너지 등 미국 내 이슈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대립하는 두 후보가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국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익명을 요청한 한 외교 전문가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미국 우선주의 기조는 동일하다”면서도 “선거 기간에는 기존 안보다 더 강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선거 공약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말고, 두 캠프를 비롯해 미국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한국이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 :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 박원곤 동아시아연구원(EAI) 북한연구센터장,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 ,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binna@heraldcorp.com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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