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 날씨를 보인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가벼운 외투와 긴소매 등을 입은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올해 11월 초까지 더위가 이어지다 가을다운 가을은 구경도 못한 채 갑자기 추워져 겨울엔 영하 18도 이하의 매서운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상학자의 분석이 나왔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2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너무 덥다가 더위에서 조금 벗어나니 가을이 왔다고 대단히 좋아하지만 당장 내일부터 거의 30도 가까운 고온이 또 이어진다. 이런 더위가 적어도 11월 초순까지는 갈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그 이후에 갑자기 추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최근 10년 정도의 데이터를 보면 가을다운 가을이 거의 실종되고 있다. 특히 올해 같은 경우는 가을다운 가을을 거의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작년에도 11월 중순경까지 낮 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가다가 그 다음 날 갑자기 20도 이상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그래서 올해도 마찬가지일 걸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번 겨울은 많이 추울 것"이라며 "겨울로 접어들면 라니냐(동태평양 바닷물이 차가워지는 것) 현상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데,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하고 북미 대륙 그 두 쪽으로 북극 한파가 강하게 내려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라고 말했다.
그는 "2021·2022년 겨울하고 비슷한 패턴이 아닐까 전망하고 있다"라며 "당시 대안 한파라 해서 영하 18도 이상 떨어지는 추위가 있었고, 미국 텍사스에서는 사람들이 수돗물도 안 나오고 전기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난 6월 같은 방송에 출연해 "올여름 실제 기온이 40도를 넘길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그는 "올해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건 저만 얘기한 것이 아니다"라며 "세계기상기구에서도 슈퍼 엘리뇨가 끝난 두 번째 해이기 때문에 상당히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 연휴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진 것에 대해서는 "기온 자체가 37도까지 올라갔고, 습도도 높아 체감온도로는 49도까지 올라가는 더위였다"며 "그 이유는 서부 태평양 적도 해역의 서쪽 수온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지금도 우리나라 개성 이남 해수 온도가 거의 30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업화 혁명 이후 대기 중 온실가스가 늘어났고 그것 때문에 지구의 열이 많이 적체됐는데 그 적체된 열의 90% 이상이 바다에 들어갔다"며 "지구는 70%가 바다이고 30%가 육지이기 때문에 육지라는 것은 광활한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섬에 불과하다. 온 사방이 뜨거운데 육지가 뜨겁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겠나. 온도를 결정하는 것은 해수 온도"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올해처럼 '무더운 추석'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기상청에서 여름을 5월에서 9월까지로 정의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런 발표도 있었고, 그렇게 되면 추석이 기상청에서 말하는 여름 안에 들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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