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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튼 누르면 5분내 숨져” ‘자살캡슐’ 결국 첫 사용…60대 미국인女 사망
지난 7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공개된 조력사망 캡슐 ‘사르코’. [BBC 유튜브]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캡슐 형태 기계에 들어가 버튼을 누르면 5분 내로 사망하는 ‘조력사망 기기’ 사르코(Sarco)를 사용한 60대 미국인 여성이 스위스 현지에서 숨졌다. 현행법 위반 논란 속에 당국이 관련자들을 체포해 수사에 들어갔다.

스위스 샤프하우젠주(州) 경찰은 24일(현지시간) 사르코를 이용한 사람이 법에 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목숨을 끊도록 방조·선동한 혐의로 사르코 판매·운영 관련자 여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샤프하우젠주 검찰은 검거된 이들을 상대로 형사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

사르코는 사람이 안에 들어가 누울 정도 크기의 캡슐이다. 의사에게 정신 능력 평가를 받은 사용자가 캡슐에 들어가 뚜껑을 닫으면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버튼을 누를 때 어떻게 되는지 아는지’ 등 질문을 받게 된다.

이후 중요한 작동 버튼은 사용자가 직접 누른다. 기기에서 “죽고 싶으면 이 버튼을 누르세요”라는 음성이 재생된 후 버튼을 누르면, 30초 이내에 공기 중 산소량이 21%에서 0.05%로 급감한다.

경찰에 따르면 사르코는 전날 오후 샤프하우젠주의 한 숲속 오두막집에서 사용 승인이 나오지 않은 상태로 가동됐다. 숨진 여성은 60대 미국 여성이다. 그는 사르코를 이용해 사망했고, 관련 제보를 받은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해 사르코 사용 등에 관여한 이들의 신병을 확보했다.

지난 7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공개된 조력사망 캡슐 '사르코'. [AFP=연합]

사르코를 사용한 조력사망은 안락사와는 법적으로 구분된다. 조력사망은 치료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직접’ 약물 투여 등 방법으로 스스로 죽음을 맞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인이 약물을 처방하되 환자 ‘스스로’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

스위스는 조력사망을 허용하는 나라다. 지난해에도 1200여명이 조력사망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는 2주 간격으로 최소 2번의 심층 상담을 거쳐 환자에게 약물을 처방할지를 정해야 한다.

그러나 스위스도 사르코의 판매·사용은 불허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지난 7월 사르코 공개 행사가 열린 뒤 이 제품의 사용·판매가 현행법에 어긋난다는 해석을 내렸다. 사르코가 안전 관련 법률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고, 질소 사용을 규정한 화학물질 관련 법률에도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사르코의 스위스 도입을 추진한 곳은 ‘더 래스트 리조트’(The last resort)라는 단체다. 조력사망 지원 사업을 벌인다는 이 단체는 스위스에서는 사르코 사용에 법적 장애물이 없다는 입장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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