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선전도 최저 계약금 비율 하향
중국 아파트.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발맞춰 중국 대도시 3곳이 주택 구매 규제를 완화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무역 허브 광저우는 29일 성명을 통해 주택 구매자 자격 심사를 중단하고, 더 이상 소유 주택 수를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의 주요 대도시 중 주택 구매 관련 규제를 전면 폐지한 첫 사례다.
중국의 금융 허브인 상하이와 기술 중심지 선전도 더 많은 사람들이 교외 지역에서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상하이와 선전은 주택 수요를 늘리기 위해 1주택과 2주택 구매 시 최저 계약금 비율을 각각 15%, 20%로 낮출 예정이다.
경제 성장 부진에 직면한 중국은 지난 24일 사상 최대 규모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5조3000억달러(약 6915조원)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 비용을 낮추고, 2주택 구매에 대한 계약금 요건을 역사적 최저 수준으로 완화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8월 70대 주요 도시 신규(신축) 주택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5.3% 떨어져 9년 3개월 만에 최대폭의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장기 침체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중국 지도부는 부동산시장의 하락을 멈추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약속했다. 각 도시들의 주택 구매 제한 조치 수정을 장려하는 중앙 정부의 지침에 따라 대도시들이 규제의 고삐를 늦춘 것이다.
또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10월 말까지 시중은행들의 기존 부동산 대출 금리를 일괄 인하하기로 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시중은행들이 ‘대출우대금리(LPR)-0.3%포인트’를 넘는 기존 부동산 대출 금리를 ‘LPR-0.3%p’ 수준으로 낮추도록 지도했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의 재대출(리파이낸싱)을 허용할 것이라며 11월 1일부터 주택 소유자가 현재 대출 기관과 재대출 조건을 재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1주택자뿐 아니라 2주택자에게도 재대출을 허용하며 고정금리를 선택한 사람들은 10월 인하되는 LPR을 기준으로 신규 대출을 재협상할 수도 있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이러한 조치로 개인의 부동산 대출 금리가 평균 0.5%포인트 인하되고, 연간 이자 비용이 약 1500억위안(약 28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주요 은행은 늦어도 10월 12일까지 세부 규칙을 발표하고 10월 31일 이전에 주택담보대출 재대출을 완료해야 한다.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 교통은행, 중국농업은행 등 국영 은행들은 인민은행의 성명 발표 직후 해당 규칙을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이 보호무역주의 증가와 불안정한 세계 경제 전망에 직면한 가운데, 부동산시장이 주도하는 경기 침체를 막으려는 중국의 긴박감을 강조한다”고 평했다.
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