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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차녀 최민정 씨, FBI 수사받나…CFO 역임 美스타트업 ‘약물 유통·중국 송금’ 논란
던 글로벌, ‘애더럴’ 등 중독성 각성제 처방 남용 혐의
사망사고에도 여전히 처방…CEO, 中 출국 시도하다 체포
‘CFO로 근무’ 최민정씨, 송금 업무 의혹…올해 1월 퇴사
최태원 SK 회장의 차녀 최민정씨(가장 오른쪽)와 던 글로벌 임직원들이 지난 2022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던 글로벌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 씨가 각성제 처방을 무분별하게 남발하다 경영진이 체포된 미국의 원격 의료 스타트업의 자금 송금 업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가 지난 13일 중국계 미국인 예비군 장교 케빈 황씨와 결혼식을 올린 가운데 미국서 수사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 씨가 올해 초까지 근무했던 던 글로벌(Done Global)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원격 진료를 통해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치료제 ‘애더럴(Adderall)’ 등 중독성 약물 처방을 남발한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고 있다.

던 글로벌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중국계 루시아 허는 중국으로 출국하려다 체포됐다. 최 씨는 던 글로벌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근무했으며 루시아 허의 북경대 동문이기도 하다.

‘애더럴’은 암페타민 복합제제로 각성제로 분류되지만 신체적·정신적 의존 증상을 불러일으킨다. 미국 내에서 오남용 문제가 심각해 수사당국이 ‘통제 물질’로 지정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약물이다.

수사 당국은 던 글로벌이 중독성 약물을 부적절하게 유통하고 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FBI는 던 글로벌이 환자들의 안전을 도외시했으며, 약물 남용으로 사망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처방 남용을 이어간 것을 강하게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던 글로벌로부터 ‘애더럴’ 등 각성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약 6만7000명으로, 2022년 11월 기준 환자 약 5만6000명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또, 주요 경영진이 체포된 이후에도 던 글로벌은 여전히 ‘애더럴’의 처방전을 발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9년 설립된 던 글로벌은 웹사이트를 통해 환자와 임상의를 연결해준다. 의료 경력이 없는 루시아 허는 임상의들에게 공격적인 약물 처방을 주문하며 ‘회사를 위해 가장 먼저 체포된 사람에게 테슬라를 보상으로 주겠다’는 농담을 종종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에는 과도한 각성제 처방을 문제 삼는 회사 임원을 해고하기도 했다.

실제 일부 임상의의 경우 수천명의 환자를 받고 최소 45초 만에 처방전을 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캘리포니아의 한 간호사가 3000명 이상의 환자를 받고 한 달에 4만3000달러(약 5850만원)을 벌었다고 보도했다.

던 글로벌의 중국 경영진들은 고객 가입, 환자 피드백 점수 등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임상의를 해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던 글로벌의 전현직 임상의들은 ‘애더럴’을 처방하지 않으면 고객들이 평점을 낮게 주기 때문에 ‘애더럴’을 처방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던 글로벌은 대규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 광고를 통해 ‘빠르고 쉽게’ 각성제를 처방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환자들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던 글로벌이 한 달에 사용한 광고비만 200만달러(약 27억원)에 달한다.

수사 당국은 주요 경영진이 체포된 이후 던 글로벌의 자금이 중국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지난 6월 루시아 허가 체포된 후 일주일 만에 중국으로의 자금 이체 속도가 빨라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WSJ는 또, 최 씨가 재무 전반을 관리하며 중국으로 25만달러(약 3억4000만원)의 자금을 송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최 씨는 던 글로벌과 관련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최 씨가 올해 1월 회사를 퇴사한 만큼, CEO 체포 및 중국으로의 자금 송금이 최 씨와 무관하다는 시각도 있다. 최 씨가 회사를 떠난 이유도 던 글로벌 경영진이 처방 안전규정에 따른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은데 대한 의견 충돌 때문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중독성 약물 유통과 중국으로의 자금 송금이 얽히며 미국 내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미국 수사 당국이 최 씨의 역할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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