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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다 질병 옮긴다” 용변 보고 ‘물’로만 손 씻는 사람…의외로 많다
용변 후 물로만 손을 씻는 모습.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물로 씻었으니 된 거 아냐?”

용변을 본 후 과연 다들 손을 씻을까? 물로만 씻는 걸 얘기하는 게 아니다. 비누로 손을 씻는 사람이 10명 중 3명꼴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손씻기는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비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질병관리청은 10월 15일 세계 손씻기의 날을 맞아 감염병 예방을 위한 올바른 손씻기의 중요성을 알리고, 대국민 인식도 제고를 위해 홍보 활동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질병청은 국제한인간호재단과 2024년 감염병 예방행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7월13일부터 8월7일까지 4225명을 대상으로 관찰조사, 19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형태로 진행했다.

먼저 질병청은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관찰조사를 통해 손씻기 실천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용변 후 손씻는 실천율은 76.1%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이 용변 후 손을 씻은 셈이다. 하지만 비누를 사용한 손씻기 실천율은 31.8%에 그쳤다. 특히 30초 이상 비누를 사용해 올바르게 손을 씻은 경우는 10.5%뿐이었다.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서울 시내 유명 레스토랑에 갔다가 화장실에 들렀는데 거기서 마주친 남자가 용변을 보고 손을 씻지 않고 나가는 모습을 봤다”며 “알고 봤더니 그 남자는 그 레스토랑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런 위생 관념을 가진 사람이 만든 음식이 어떨지 걱정돼 이후 거의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헤럴드DB

질병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손에서 잘 씻기지 않는 부위로는 다섯 손가락 끝부분이 많았다. 특히 엄지손가락은 전체적으로 잘 씻기지 않아 세균이 많은 부위로 나타났다. 반면 손바닥은 상대적으로 잘 씻는 부위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손을 씻는 시간은 평균 10.9초로 나타났다. 비누거품으로 손을 비벼 닦는 시간은 5.6초 정도였다.

질병청은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손씻기를 실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물은 결과 귀찮아서가 30.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바빠서가 24.9%, ‘습관이 되지 않아서’가 17.7%를 차지했다.

비누를 이용한 손씻기 미실천 사유로는 ‘귀찮아서’가 26.0%, ‘손이 심하게 더럽지 않은 것 같아서’가 20.9% 순으로 나타났다.

주부 B씨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운대로 비누로 깨끗이 손을 씻는 편이지만 정작 나는 안 씻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밖에서는 비누가 비치되지 않은 곳도 많아 그럴 땐 물로만 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비누가 비치되지 않은 화장실 모습. 독자 제공

손씻기 실천율 향상을 위한 화장실 개선 필요사항은 ‘액체비누 설치’가 23.9%, ‘물기제거도구(종이타월) 구비’가 20.5%, ‘화장실 위생상태 개선’이 15.2%를 차지했다.

질병청은 “올바른 손씻기는 가장 쉽고 비용 효과적인 감염병 예방수단으로,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유행 등에 대비해 기침예절과 함께 손씻기 등 예방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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