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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외상센터도 탈났다…“응급수술 못해” 뺑뺑이 비중 5년 만에 6배 급증
환자 10명 중 4명 수술 못 받고 뺑뺑이
내년 지원 예산은 올해 대비 12.9%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중증외상환자의 병원 도착 즉시 응급수술과 치료를 하는 권역외상센터에서 외상환자의 응급 수술 및 처치를 하지 못해 전원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재구성한 ‘연도별 권역외상센터 전원 사유 현황’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잠정치) ‘응급 수술·처치 불가 또는 전문 응급의료 필요’를 이유로 전원을 한 환자는 5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상센터 입원 전 전원한 환자 134명의 약 41.8%에 달하는 수치이자, 2019년 7.1%(33명) 대비 약 5.9배 증가한 수준이다. 환자 10명 가운데 약 4명이 권역외상센터에 도착해 응급 수술을 받지 못한 채 다른 외상센터로 옮겨진 셈이다. 올해 6월을 기준으로 한 잠정치인 만큼, 수치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남는다.

권역외상센터란 응급실 처치 범위를 넘어서는 중증외상환자의 병원 도착 즉시 응급수술 및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설·장비·인력을 갖춘 외상 전용 치료센터를 뜻한다. 올해 기준 전국에 총 17개소가 선정·지정돼 있다. ‘권역외상센터의 요건과 지정기준’에 따르면 권역외상센터에는 24시간 365일 상시 중증외상환자의 응급수술 및 치료를 전담하기 위한 ‘전담 전문의’도 있어야 한다. 외과, 흉부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전문의 각 1명 이상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 이상, 통증의학과 전문의 및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각 1명 이상 두도록 규정돼 있다.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모습. [연합]

정부는 외상진료, 권역외상센터 설치·운영, 전담전문의 충원을 위해 각종 자금 또한 지원한다. 정부의 내년 권역외상센터 운영지원 예산은 628억2600만원으로 올해 556억3200만원 대비 12.9% 증가했다. 내년 예산의 경우, ▷인건비 468억3000만원 ▷권역외상센터 운영비 115억2600만원 ▷평가보조금 400억원 ▷외상체계팀 사업운영비 4억7000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특히 2024년 8월 말 기준 권역외상센터 전담전문의에 대한 인건비 지원은 경상국립대병원(62.5%), 원광대병원(66.7%), 원주기독병원(66.7%), 목포한국병원(71.4%)를 제외한 12개 센터가 80% 이상으로 집계됐다. 길병원(100%)과, 국립중앙의료원(100%), 제주한라병원(106.7%), 아주대병원(110.5%)의 경우 10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 지원 속에서도 권역외상센터가 응급 수술이나 처치 등 제 역할을 못 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희승 의원은 “정부가 권역외상센터를 늘리고 있지만, 이 중 상당수가 응급수술·처치를 못해 환자를 전원시키고 있는 점은 큰 문제”라며 “권역외상센터에서의 적시 치료는 환자의 생사와 직접 연결된다. 양적 확대뿐 아니라 권역외상센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원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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