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두 경찰관이 반포대교 위를 뛰어다니며 운전자들에게 길을 터 달라고 요청하는 모습. [유튜브 '서울경찰' 영상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교통 정체가 심한 도로를 뛰어다니며 길을 터 달라고 목이 터져라 외친 경찰관들의 노고로 심정지가 온 22개월 아기가 목숨을 구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의 한 주택가에서 "22개월 아기가 고열과 발작으로 의식이 없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긴급 신고를 받고 소방과 함께 출동한 경찰은 아기와 아버지는 구급차에, 어머니는 순찰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 사이 아기는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경찰이 앞장서 긴급 에스코트를 했으나 휴일인데도 반포대교의 극심한 교통 체증으로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경찰이 사이렌을 켜고 긴급 이송 중임을 알리자 시민들이 조금씩 간격을 벌려 길을 터줬지만, 여전히 줄지어 있는 차량들 탓에 병원으로 향하는 길은 더디기만 했다.
지난달 29일 두 경찰관이 반포대교 위를 뛰어다니며 운전자들에게 길을 터 달라고 요청하는 모습. [유튜브 '서울경찰' 영상 갈무리] |
그때 반포대교 위 도로 한가운데 두 명의 경찰관이 나타났다. 이들은 도로 정체가 심각하다는 무전을 듣고 이송에 도움을 주기 위해 출동한 것이었다.
두 경찰관은 도로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긴급 환자 이송 중이다. 길 좀 비켜달라"고 큰 소리로 외치며 차량 간격을 벌려주길 요청했고, 이로써 꽉 막혔던 길에 구급차와 순찰차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이 생겨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제79주년 경찰의 날이던 지난 21일 유튜브 '서울경찰'에 올라온 영상에는 당시 긴박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두 경찰관은 차량들 사이를 가로질러 뛰어다니며 시민들에게 차량 간격을 넓혀줄 것을 요청하고, 차량은 하나둘씩 이동해 구급차가 지나갈 길을 만든다.
경찰과 시민 모두의 도움으로 다행히 아기는 병원 진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영상 보고 아기 결과 보니 경찰관 119구급대원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느낀다", "진짜 감동 그 자체다! 우선 아기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다", "멋있다. 현장에서 당당한 경찰관이 되어달라", "이런 거 보면 정말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경찰을 응원했다.
betterj@heraldcorp.com